나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에 약하다. :: Aunt Karen's Note (카렌 이모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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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에 약하다.
    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9. 7. 15:59

    대학 졸업과 동시에 글로벌 기업(Global Company)에서 25여 년 동안 일했었다. 몇 년 전의 기억에 의하면 회사에 이른바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잘하는 동료가 있었다. 나보다 몇 살 어린 그 친구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것 같았다. 우연히 목격한 상황에서 이메일(Email)을 보내면서 동시에 앞에서 상담을 하는 팀원(Team member)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나의 경우, 이메일을 쓸 때에는 극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했다. 이메일은 한 번 쓰고 보내면 기록으로 남게 되고,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문서화되어 증거로 남을 수 있는 이메일을 함부로 다루지 않고 극도로 조심했다. 팀원과의 대화와 상담 또한 중요하다. 주제와 상관없이 팀원과의 대화는 상호 신뢰가 기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동료에게 나는 잘 못하는 멀티태스킹에 관하여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내가 목격한 동료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니, 다른 동료는 분명히 어느 한쪽에는 신경을 덜 쓰고 있었을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 이메일이 사소한 것이었거나, 팀원과의 대화에서 적당히 반응을 하면서 흘려 들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과연 사실이 어떠했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어쨌든 나는 공사다망했던 시절,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부러웠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이 가능하다면 시간을 줄이거나 같은 시간 안에 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매일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날들이 이어졌다. 회의도 많고, 정해진 시간 내에 완료해서 제출해야 하는 일들도 많았다. 여러 팀원들과 거래처들이 매번 들락거리면서 질문을 하고 의견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신없는 나날들이었다. 시간을 쪼개서 업무를 하면서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한 스스로가 답답할 때가 있었다.

     

    사실 나도 여러 번 시도를 해봤다. 결국 매번 실패로 돌아가거나 완벽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는커녕 단 두 가지를 병행하는 일도 힘들었다. 물론 간단한 것들, 행여 뭔가 놓치더라도 대세에 지장이 없는 것은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중요한 일들은 불가능했다. 만약 동시에 했다면 나중에 뭔가 누락되거나 불충분해서 다시 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했는데 그중 한 가지는 괜찮고 다른 한 가지는 완전하지 않아서 다시 해야 하는 것이었다. 혹은 두 가지 모두 완벽한 상태가 아닌 것으로 발견되었다. 차라리 순서대로 하나 씩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고 결과도 좋았다. 역시 나는 한 가지를 집중해서 완료한 후 다른 것으로 넘어가야 했다.

     

    만약에 내가 집중해서 해야 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오거나 누군가 내 자리로 찾아와 말을 건네면 나는 업무에서 멈춰야 했다. 시각을 다투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자꾸 말을 건넨다면 양해를 구하여 잠시 기다려 줄 것을 요청했다. 미안한 일이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실수 없이 정확하게 완료해야 하는 업무에 긴장과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은근히 까다롭게 확인을 반복해서 실수와 오류를 피하고 줄이길 원했다. 

     

    지금의 실생활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TV와 종이 신문을 동시에 보기도 하지만 사실 어느 한쪽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TV를 보면서 모바일폰(Mobile Phone)으로 검색을 하고 있다면 TV 내용은 그냥 흘려듣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잘 기억하지 못한다. 얼마 전에 전자기기 매장을 찾아가서 몇 가지 상품을 구경한 후 구입 결정을 했다. 구입한 제품의 계약서를 작성하고 혜택을 알려 주는 과정이 있었다. 나는 제품 확인을 하고 있는 직원에게 몇 가지 질문을 연이어했다. 그는 나에게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미안하지만 자신이 멀티태스킹이 어렵다고 했다. 나는 되려 미안해하면서 그가 제품 확인을 올바르게 하도록 조용히 있기로 했다.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젊은 사람도 마찬가지구나 느끼며 오히려 위안이 되었다. 잠시 후 내게 넘겨진 제품과 계약서를 이번에는 내가 확인하고 있는데 그 직원이 다른 혜택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 또한 웃으며 나도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사람이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는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하고 기다려 주었다.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 웃었다.

     

    그런데 오늘 신문기사를 통하여 뜻밖의 정보를 알게 되었다. 내가 나름 부러워했던 멀티태스킹이 오히려 좋지 않은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었다. 신경과학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멀티태스킹은 공감과 감정 조절이 위축될 수 있고, 일시 중단된 작업에서 다시 집중하는데 오히려 더 오래 걸리고, IQ는 오히려 감소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일 사이에서 전환할 때마다 두뇌 에너지(Energy)가 고갈되어 그로 인하여 스트레스(Stress)가 유발되고 불안이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신경과학자들의 결론은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한 가지 일에 온전히 집중하여 순서대로 진행하기를 권고했다. 몰두해서 진행한 후 틈틈이 뇌를 비우거나 명상을 통해 휴식을 취할 것도 권했다. 집중에 방해가 되거나 주위가 산만하면 차라리 뇌를 휴식하게 하는 것이 다시 뇌를 사용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했다. 

     

    다시 예전의 직장 동료가 생각났다. 요즘은 리더십(Leadership)이 갖춰야 할 요건 중에 공감과 감정 조절이 매우 중요하고 예민한 항목이라고 한다.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그저 고개만 끄덕이거나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반응만 반복적으로 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물론 그 동료의 능력을 의심하고 싶지 않고 의미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내가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자꾸 모바일폰을 보려 해도 사실 신경이 거스를 때가 있다. 대화를 할 때는 서로를 향하고 눈을 마주 보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앞으로 계속 나이 들어갈 일만 남았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점차 약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일 것이다. 사소한 일로부터 집중을 요하는 일까지 알고 기억하고 이해하기까지 더욱 집중하고 몰두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하나 씩 천천히 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 다행이다. 기분이 약간 좋아지려고 한다.

     

    * Note : 스스로를 알고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한 가지 이상을 동시에 시도하는 것을 하지 않기로 했다. 무리하면 항상 실수를 하거나 오류가 생겨서 결국 나중에 다시 해야 하고 마음이 더욱 상했다. 자고로 주제를 모르고 덤비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냥 차근차근 하나 씩 하기로 했다. 대신 일의 순서를 정하고 순서대로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위로하고 그렇게 해내는 스스로를 그나마 기특해하기로 했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능력을 인정하고 좀 더 너그러워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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