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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언제나 기다림의 연속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4. 16. 17:37
매스컴(Mass communication)을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를 할 때 이따금씩 나오는 질문이 있었다. 그것은 '인생을 한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또한 그 질문에 답변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나의 경우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이 동일했다. 그것은 인생을 한마디로 정의해도 '인생은 언제나 기다림'이라고 생각해왔고, 사랑에 대한 정의 또한 '사랑은 자고로 언제나 기다림'이라고 생각해왔다. 심오한 의미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그저 순수한 진심이었다.
어린 시절 좋아하는 감정, 애틋했던 첫사랑 등을 시작으로 누군가를 아주 많이 좋아했던 순간들마다 느꼈던 것은 끊임없는 기다림이었다. 호감 가는 상대를 발견한 순간부터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되길 바라는 기다림, 드디어 만나게 되는 순간에는 그 사람도 내 마음과 같기를 바라는 기다림, 서로 만나서 좋은 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헤어지는 순간부터 다시 만나게 되는 시간까지의 기다림 등 그렇게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인생 또한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고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순간은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동화 이야기에서 나오는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하는 마지막 결말은 현실에서는 그 지속적 가능성에 의심을 갖게 되었다. 반대로 나쁘고 두렵고 무섭고 슬픈 불행한 순간은 길게 느껴졌다. 순간순간이 더디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행복해지는 시간을 계속 기다리게 되었다. 행복한 시간이 찾아오면 그 순간이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고 싶지만 결국 언젠가는 상황이 바뀌고 또다시 다음 행복감을 향한 기다림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학업을 시작한 후 인생 최초의 관문이 대학입시였다면 열심히 공부하면서 합격되기까지의 기다림이 있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또다시 노력하여 취업되기까지 기다림이 있었다. 취업 후에는 관문마다 극복하여 승진에 대한 기다림이 기다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직접 경험은 못했지만 상상하고 기대했던 결혼, 임신, 출산 등의 기쁨에 대한 기다림도 있을 것이었다. 아이가 생기면 아이들이 주는 기쁨 또한 기다리게 될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의 성장과 함께 또 다른 인생의 기다림으로 이어질 것이다.
살면서 여러 순간들이 있었다. 때로는 '그때 참 좋았지' 하기도 하고, '아, 그때 정말 힘들고 고단하고 슬펐지' 하기도 한다. 때로는 '그때 그 사건 정말 암담하고 아찔했었지' 한 후에 '그래도 그만하길 참 다행이었지' 하기도 한다.
어쩌면 계속 좋은 일만 있으면 행복에 둔감해지거나 그 가치가 감소하고 의미가 사라질까 봐 인생에 있어서 모든 행복과 불행은 일정량이 할당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행복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번갈아가면서 찾아와서 밀당을 당하게 되는 것인가 보다. 결국 행복이 시작되고 잠시 유지된 후, 불행 속에 있다고 느끼면서도 다음 행복을 원하게 되는 기다림의 연속이 반복되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기꺼이 회상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일들을 겪은 뒤에도 덤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감정들을 겪은 후에도 생명의 줄을 놓지 않고 기다림 속에서 살아남았던 것이다. 그래서 느끼게 되는 것은 지금부터라도 순간의 감정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도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나를 포함한 온 인류는 지난 만 2년도 넘는 세월 동안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두렵고 답답하게 지극히 소극적인 삶을 살아야 했다. 그야말로 2020년 초부터 (2019년 말부터 중국에서 본격화되었지만) 지금의 2022년 4월까지는 모든 사람의 인생에서 생각지도 못한 제한적인 생활을 해야만 했다.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생활이었다. 차츰 적응하기 시작했지만 한 편으로는 우울하기도 하고 다른 돌파구가 필요하기도 했다. 사람들의 삶의 패턴, 기호와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리고 깨닫게 되는 것은 이 세상에 이와 같은 또 다른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언제 어디선가 갑자기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현재의 삶에 충실하고 지금의 감정에 솔직하고 즐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흔히 말하는 '인생 뭐 있어, 그냥 즐겨' 하는 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준비 없이 그냥 순간을 즐기는 것만은 아니어야 한다. 미래 없이 현재에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기에 매 순간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어느 정도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준비하는 것과 함께 현재의 삶에도 만족할 수 있도록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시도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것은 남에게 보일 나의 겉멋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솔직하고 나를 위한 소망을 이뤄가는 것이면 좋겠다. 인생은 언제나 기다림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은 결국 자신의 행복을 언제나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 Note : 인생은 끊임없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인생의 길에서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 또한 계속되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은 지루함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매 번 변신의 모습으로 찾아왔다. 물론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래도 결국 기다림의 마음 또한 행복을 원하는 소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에서 진정 원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이뤄가길 바란다. 그런 기다림 끝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희망의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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