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 도심의 음식점 :: Aunt Karen's Note (카렌 이모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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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호찌민 도심의 음식점
    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1. 1. 20. 18:53

    2013년 12월 초부터 2014년 6월 초까지 6개월 동안, 내가 다녔던 글로벌 회사(Global Company)의 해외 파견 업무로 인하여 베트남의 호찌민에서 살게 되었다. 그 당시는 이미 한국에도 베트남 음식점이 생겼었기 때문에 나도 종종 즐겼고, 2000년대 중반부터 몇 번에 걸쳐 베트남 출장을 갔던 경험으로 베트남 음식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다. 

     

    막상 호찌민에 도착하여 회사 사무실, 그리고 같은 거리에 있는 거주지 지역을 둘러본 후, 음식에 대한 걱정은 하나도 없었다. 나에겐 오히려 음식 박람회의 한 복판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회사와 주거지가 있던 거리는 일본인들의 거리라고 불릴 만큼, 일본인들이 많이 유입되어 일식당이 많았다. 회와 초밥은 물론이고 일본식 돈가스와 카레 집도 많았다. 물론 호찌민 한복판인 만큼 베트남 식당도 여기저기 크고 작게 많았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군데군데 여러 다른 나라 레스토랑도 많았다. 프랑스 식당, 이태리 식당, 중식당, 멕시코 식당, 그리스 식당과 함께 미국 스테이크 집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었다. 호찌민의 시내 거리는 골목이 매우 많았다. 골목으로 들어가서 보면 또다시 골목으로 연결되고 거리마다 연결되었다.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맛집이 더 많을 정도였다. 

     

    도착해서 처음 혼자 먹는 양으로는 일식당의 초밥과 메밀 같은 메뉴가 적당했다. 해산물이 싱싱하고 많은 나라이니 맛도 좋았다. 가끔 일본식 돈가스와 카레도 맛을 보았다.

    다음으로는 프랑스식 레스토랑 중에 아주 마음에 드는 몇 곳을 단골처럼 드나들었다. 식전 바게트 빵과 화이트 와인, 생선 요리가 담백하고 맛에 풍미가 있었다.

    싱가포르 국적인 다른 리더 P와 함께 중식당에 가서 딤섬 맛을 즐기기도 했다. 골고루 여러 종류를 맛보기 위해선 P와의 동행이 완벽했다.

     

    나의 멘토이자 지사 책임자인 G와 리더 P는 모두 한식을 매우 좋아했다. 그들이 아는 한식당은 주로 시내 유명한 건물이나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곳이어서 점심시간에 가볍게 갈 수는 없었다. 그들은 나에게 한국 음식이 그립지 않냐고 가끔 물어왔으나 나는 오히려 그들보다도 덜 그리워해서 그들을 어이없이 웃게 만들었다. 어느 날인가 주말에 동네 탐색을 하다가 회사와 가까운 뜻밖의 위치에 한식당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시도해 봤는데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다음 주에 G와 P에게 그곳을 아냐고 물었더니 모른단다. 이층 집 같은 계단을 올라가야 있는 식당으로 쉽게 지나 칠 수 있었는데 나는 우연히 간판을 보고 발견했던 것이었다. 이후 내가 함께 가서 그들이 특히 좋아하는 육개장을 시키고 더불어 해물 파전을 시켜서 즐겁게 먹었다. 

     

    하지만 내가 호찌민에서 갔던 모든 한식당은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것 같았다. 고급 한식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때는 그나마 나은데, 일반 음식을 시키면 기본적인 간에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서 식사 후에는 항상 물을 많이 마시게 되었다. 하긴 생각해보니 베트남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 특히 아시아 국가들 여행을 가서 한식당에 간 후에는 조미료 때문에 물이 많이 당겼었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에서는 굳이 한국 음식점을 찾아가지는 않는데, 가야 할 경우는 오히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원해서였다. 그런데 베트남 사람들이 특히 조미료 성분을 좋아한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고, 그래서 우리나라 조미료가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고도 했다. 

     

    베트남 음식도 좋아하는데 간단한 쌀국수는 혼자 먹을 수 있지만 다른 요리들을 즐기고 싶을 때는 혼자 가기엔 양이 많아서 처음엔 주저했었다. 회사에서 가끔 전체 회식을 할 경우 그들이 선정한 베트남 식당을 갔는데 요리들이 하나하나 맛있어서 아주 좋았다. 특히 베트남 고유의 야채와 채소로 만든 볶음 요리들은 정말 맛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베트남 음식들인 쌀국수와 볶음밥뿐만 아니라, 생선요리와 탕 같은 다른 요리들도 많았다. 지금도 생각하면 군침이 돈다. 베트남도 일찌감치 포장 문화가 발달해서 양이 많지만 정말 먹고 싶을 때는 혼자 가서 먹다가 남으면 포장을 해달라고 했다. 아무리 베트남 음식이라지만 역시나 손님이 별로 없는 곳에는 가는 것이 아니었다. 손님이 붐비지 않는 곳은 맛이 별로 없었다.

     

    위아래로 긴 나라인 베트남 역시 지역마다 음식이 달랐다. 같은 쌀국수도 하노이, 중부지방, 호찌민이 굵기도 양념도 조리법과 맛도 달랐다. 그들이 즐기는 빵과 볶음밥도 달랐다. 모든 음식이 지방색에 따라 다양했다. 우리나라의 한식당도 지방색에 따라 확연히 다른 것과 같은 이치였다. 외국에서 우리나라 음식이 건강식이라고 인식되듯이 베트남 음식도 영양소는 골고루 갖춰진 건강식이라고 생각되었다. 탄수화물인 빵, 국수나 밥, 곁들이는 아주 많은 야채, 채소, 과일 그리고 단백질을 위한 생선, 다양한 고기류가 골고루 메뉴에 담겼다. 본래의 베트남 음식은 건강에 좋은 균형 잡힌 요리들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G는 멕시코인인 아빠와 이탈리아인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동네 탐방하면서 그가 알려준 멕시코 음식점과 여러 이태리 음식점 중에 몇 군데, 그리고 그리스 음식점에 이르기까지 단골집이 더 생겨났다.  

     

    피자집도 큰 거리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피자 가게가 눈에 띄지만, 베트남 직원들이나 젊은 사람들에게 소문이 난 피자집은 오히려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곳에 숨어 있었다. 그곳의 피자맛은 정말 일품이고 출장 나온 미국 본사 직원들도 데리고 가면 건강한 재료로 그런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에 경이로워했다.

     

    호찌민 지역에 3군데 오픈한 유명한 스테이크 전문점이 있는데 육즙이 기가 막혔다. 주로 외국인 손님이 많고 외국인들에게 알려져 있었다. 나도 혼자 우연한 기회에 가서 맛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최고의 스테이크 집이라고 했다. 언젠가 G의 초대로 G집 구경을 하러 갔던 날, 그는 그 스테이크 집에서 주문을 하여 집에서 구워주었다.

     

    탄두리 치킨이 유명한 인도 음식점도 알게 되었다. 곳곳에 프랑스인지 미국식인지 이태리식인지 국적을 가늠키 어려운 크지 않으나 맛있는 레스토랑들도 있었는데 대게는 예전의 프랑스령 식민지였던 이유로 유입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인 셰프들이 많은 까닭이었다.

     

    여행 계획이 없는 주말이 되면 일주일의 피로를 풀기 위해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거의 대낮이 되었을 때, 어슬렁거리며 첫 식사를 하러 브런치 카페로 향했다. 내가 좋아하는 한 곳은 노트르담 성당 근처에 있었고, 다른 한 곳은 호텔이 몰려 있는 거리 중에서도 외진 골목 2층에 있었다. 두 군데 모두 브런치 메뉴들이 뛰어나고 디저트까지 훌륭했다. 식사와 함께 커피까지 느긋하게 즐기기에 실내 장식과 창 밖으로 보이는 경치까지 완벽했다. 에어컨의 시원함은 기본이었다.

     

    워낙 해산물이 싱싱하고 풍부한 나라이고 각종 식재료들이 많았고, 세계 음식들을 골고루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도시였다. 하지만 역시나 가격적인 면을 생각해 보면 결코 싸지 않았다. 계산서에 일정한 팁이 포함되어 있어서 따로 팁을 줄 필요는 없지만 우리나라 서울과 비교해 봐도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베트남 음식점은 아주 최고급이 아니라면 회사 직원들이 회식을 해도 적절한 금액으로 매우 맛있는 음식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레스토랑들은 손님의 90% 이상이 외국인들임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가격이 높았다. 나를 비롯한 외국인들은 자기 나라와 비교했을 때 먹을만하니까 즐겼지만 일반 베트남 물가를 생각하면 함부로 가기는 꺼릴 정도였다. 

     

    하지만 일반 베트남 사람들이 즐기는 베트남 가정식 식당은 매우 저렴했다. 직원들은 보통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서 다니기도 했다. 혹은 길거리 노점상에서 간단한 메뉴이지만 든든한 양을 구입했다. 아니면 회사 밖으로 나가 베트남 가정식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보통 우리나라 가격으로 천 원에서 천오백 원 정도, 절대 2천 원을 넘기지 않는 수준으로 먹었다. 가끔 직원들과 어울리기 위해 같이 갔는데 맛은 꽤 좋았다. 단지 의자나 자리가 좀 불편하고 에어컨이 없어서 더웠다. 저렴하고 맛이 좋으니 다행이었다.

     

    한국 특히 서울 또한 여러 다양한 음식을 아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하지만 서울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만족스럽게 먹고 즐길 수 있는 호찌민의 거리도 훌륭했다.

     

    * Note : 다른 나라들을 방문하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역시 음식, 먹거리이다. 그 나라 고유의 음식을 맛보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으로 꼭 해봐야 한다.

     

    베트남 음식은 아주 맛있다. 우리나라의 된장, 고추장, 간장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본은 베트남에서는 피시소스(Fish Sauce)이다. 지방 도시로 가면 우리나라에서 기본 장을 만들듯이 생선으로 소스를 만드는 장소들이 있다. 기본 장이 맛있어야 요리들이 새롭게 탄생하듯 베트남 요리도 소스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는 요리 만들기에 별로 관심과 소질은 없다. 그냥 아주 기본적인 것 정도만 스스로 해 먹는다. 그래서 그런지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니는 것을 크나큰 행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호찌민 시내의 다양하고도 맛있는 레스토랑들이 나를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외롭지 않게 해 주었고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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