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의 신비함 :: Aunt Karen's Note (카렌 이모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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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자의 신비함
    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7. 13. 15:52

    나의 부모님은 네 명의 딸을 낳으셨다. 나는 마지막으로 네 번째, 막내딸로 태어났다. 우리 네 명의 자매들은 다행히도 무난하게 성장하였고 이제는 사이좋게 나이 들어가고 있다. 즉, 함께 늙어가고 있다. 우리는 때때로 부모님과 우리 자매들의 어린 시절 추억들을 소환하며 담소를 나누곤 해왔다.

     

    우리 네 명의 딸들은 서로 닮은 부분도 있고 각자만의 특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고 생각해왔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조카들뿐만 아니라 우리를 처음 보는 사람들조차 우리가 자매들임을 쉽게 알아차렸다. 조카들은 특히 우리가 나이 들수록 더욱 닮아간다고 했다. 그중에도 나의 2번, 3번 언니 두 명이 아주 많이 닮아서 조카들은 서로 자신의 엄마와 이모를 보면서 웃으면서 놀리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물론 우리 부모님의 모습을 닮은 점도 하나씩 거론되기도 해왔다. 외모적으로 눈에 띄는 부분은 당연하고 작은 부분까지 닮은 부분이 발견되어 왔다. 예를 들어 나는 아빠와 발가락 모양이 아주 똑같았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성향도 비슷한 부분이 발견되었다. 체질도 유사한 점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건강에 신경 쓰게 되었는데 집안 내력 중에 강하고 약한 부분이 그대로 드러났다. 예를 들면 우리 엄마 쪽 가족력에 의하여 우리 자매들은 모두 콜레스테롤(Cholesterol) 관리가 필요한 체질이었다.

     

    작년 말에 나의 1번 조카가 아기를 낳았다. 요즘 우리 가족 모두는 새로운 세대, 아기 탄생의 기쁨 속에서 매일 성장 과정을 나누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제 7개월 차에 돌입한 아기는 신비함 그 자체였다. 옛 말에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아기의 생김새, 성향과 습관에 이르기까지 알고 보면 양가 가족 내의 누군가를 닮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내 조카인, 아기의 엄마는 손가락, 발가락이 길쭉하게 태어났는데 그것은 조카의 아빠, 즉 나의 형부를 꼭 빼닮은 것이었다. 아기 또한 닮아서 태어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얼굴과 신체에서 아기의 아빠를 닮은 부분과 엄마인 내 조카를 닮은 부분이 새록새록 발견되었다. 아기가 자라면서 한쪽 볼에 보조개가 발견되었다. 양쪽 가족 구성원 모두를 관찰해 보았을 때, 한쪽 볼에만 보조개가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왠지 기분이 짜릿했다. 직계를 떠나 아기의 이모할머니인 나에게까지 와서 발견된 부분이었다.

     

    습관이 닮은 부분은 정말 웃음을 자아냈다. 아기는 엎드려서 주로 자신의 두 손을 얼굴 아래 둔 채로 잠이 들었다. 참 불편해 보이는 자세인데 똑바로 누워서 자다가 뒤집기를 한 후 약간 기면서 잠투정을 한 후 그대로 잠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덕분에 잠에서 깨어난 후 귀여운 몰골이 너무 웃겼다. 얼굴은 벌겋고 손가락 자국이 얼굴에 남아 있었다. 그 모든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많은 사진에 담겼다. 넓은 공간에서도 뒹굴며 다니다가 한쪽 귀퉁이에 가서 그대로 그렇게 잠들곤 했다. 아기의 아빠인 조카사위가 자신이 옛날에 그랬다고 했다. 이후 잠자는 자세가 바뀌었으니 아기도 자연스럽게 바뀔 거라고 확신했다. 매우 웃기는 습관까지 닮았다는 사실에 유전자의 힘은 정말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는 우유만으로도 포동포동 아기스럽고 귀엽게 살이 올랐다. 우유의 양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늘어갔고 우유만 먹고도 그렇게 잘 자라나는 것이 새삼스럽게 신기했다. 어느덧 이유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역시 먹성 좋게 적응하고 있다. 아기 아빠의 아기 시절과 같다고 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생김새뿐만 아니라 체질과 식성에 이르기까지 닮은 점이 발견되었다. 그렇게 잘 먹더니 최근에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해졌다. 무엇인가 새로운 기술을 처음 습득하기까지 끈기와 근성이 대단했다. 결국 새로운 기술에 성공하게 되면 그 이후론 가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처음에는 팔 힘으로 조금씩 기더니, 이제는 우유로 찌운 포동한 허벅지 다리로 왕성하게 기게 되었고 돌진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속도가 빨라졌다. 신생아 시절부터 목욕을 좋아하더니 물을 좋아하고 물 안에서는 더욱 움직임이 활발했다. 이 모든 아기의 성장이 신비하기만 한데, 유전자의 힘으로 닮은 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더욱 신기해졌다.

     

    인류는 그렇게 이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발전하게 되는 것이었다.

    물론 좋은 유전자만을 이어받기는 힘들다. 그저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좋고 강한 점을 유지하고 더 발전시키고, 약한 점을 보완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Note : 가족력에 대한 정보를 잘 파악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심신 건강한 삶이 더 의미 있기 때문이다.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닮은 것이 당연한 것인데 발견될 때마다 놀랍다. 유전자의 힘은 그렇게 신비한 것이다. 그 놀랍고 신기하고 위대한 것을 이용하여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가길 바랄 뿐이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과 그 성장과정을 보면서 새삼 더욱 깨닫게 된다. 인류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서 인류가 망쳐 놓은 부분을 극복하고 미래의 세대도 잘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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