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에서 건강 관리 하기 :: Aunt Karen's Note (카렌 이모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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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호찌민에서 건강 관리 하기
    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1. 1. 30. 17:53

    25여 년 간에 걸쳐 근무했던 글로벌 회사(Global Company)에서의 해외 파견 업무로 인하여 2013년 12월 초부터 2014년 6월 초까지 6개월간 베트남(Vietnam)의 호찌민(Ho Chi Minh)에서 살게 되었다.

     

    호찌민은 1년 내내 더운 도시였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늦가을부터 이듬해 초봄에 해당하는 시기는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지만 낮에는 그래도 30도 내외로 더웠다. 사무실은 근무시간 내내 에어컨을 켜 놓았다. 같은 거리의 거주지 건물에 있는 집에서도 내내 에어컨을 켜 놓아야 살 수 있었다. 내가 머무르던 시기는 건기에 속해서 비가 아주 가끔만 오거나 오더라도 짧은 소나기 정도이면서 강수량도 적었다. 하지만 5~6월부터 10~11월까지는 매일 한번 이상의 비가 내리는 우기에 해당하여 습도가 높아서 더 더운 시기라고 했다.

     

    해외 파견 업무 전에도 몇 번에 걸쳐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로 출장을 갔었다. 며칠 간만 머무르고 오기에는 그 정도의 더위는 상관없다고 여겼으나 생산 시설이 있는 공장으로 가면 역시나 매우 더워서 금방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6개월간의 회사 프로젝트를 하기 위한 기간 동안은 미국 본사나 그 외 해외 나라 지사들로부터의 직원들 방문도 많았고 자연스럽게 베트남에 기반을 둔 모든 기업들과의 외부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일정도 늘어났다. 에어컨이 있는 실내로 들어가면 매우 시원하지만 생산 현장과 외부로의 이동에선 또 아주 더워서 수시로 급격한 기온에 적응해야 했다.

     

    6개월 동안 호찌민에 머무르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정부에서 외국인 근무자들에게 요구하는 건강 검진을 받아야 했다. 예약된 날짜와 시간에 맞춰 지정된 건강 검진 병원으로 향했다. 지정된 병원은 호찌민 시내 전경을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유명한 건물 안에 있었다. 외국인 회사들을 전담하는 것 같았다. 시설은 깨끗했으나 검진 내용은 기본적인 항목들이었다. 나는 그 당시 서울에서 몇 달 전에 이미 건강 검진을 받았던 상태로 나의 건강 상태를 알고 있었다. 어쨌든 그들이 원하는 기관에서 검사 결과를 받아 제출해야 했으니 형식적으로 다시 받았다.

     

    몇 가지 검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전담 의사를 만났다. 영어를 하는 의사 선생님은 간략하게 나의 건강 상태를 알려 주었는데 나의 평상시 혈압보다 좀 많이 낮게 떨어져 나왔다. 내가 느끼는 증상은 없었으나 매년 서울에서 건강 검진을 해왔던 혈압보다 낮아서 약간 의외였다. 의사는 내가 한국에서 온 것을 알고는 호찌민이 서울에 비하여 너무 더워서 그런 현상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자각 증상이 없다면 그 정도는 걱정할 것 없다고 하면서도 아침 식사를 할 때는 평소보다 음식을 조금 짜게 섭취하라고 했다. 

     

    건강상 별 다른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바쁜 일상이 이어졌다. 외부 일정이 없이 사무실에 있는 날은 그나마 시원하게 있다가 점심 식사 때 잠깐 밖으로 나가서 덥지만 잠시라도 외부 공기를 마셨다. 외부 일정이 계속되는 날들이 며칠 이어지면 에어컨이 있는 사무실과 차 안에서의 이동, 아주 더운 생산 현장 방문 등 몸이 쉽게 지쳐가는 것을 느꼈다. 기온에 따른 신체적 적응뿐만 아니라 업무와 이어지는 회의 등으로 신경 쓸 일이 많으니 정신적 노동도 가해졌다. 게다가 언제나 나에겐 외국어인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 것도 피로를 더 가중시켰을 것이었다.

     

    매일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 몸 생각을 했다. 아침을 간단히 차려 먹으면서도 의사가 권한대로 좀 짜게 먹을 생각을 했다. 계란 프라이를 하면서도 평소보다 소금을 더 뿌려 먹었다. 서울에서 챙겨 간 비타민을 챙겨 먹고 일정이 특별히 빡빡한 날은 홍삼도 챙겨 먹었다. 먹으면서도 나도 참 내 몸 꽤나 위한다 하면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곳엔 나 혼자였고 내 몸은 스스로 챙겨야 했다. 타지에서 혼자 살면서 아프기까지 하면 얼마나 서러울지 상상이 되어 아프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사무실에서 가만히 보니 베트남 직원들도 간간히 감기에 걸렸다. 내가 도착한 12월에서 2월까지는 호찌민의 일교차가 큰 날이 많다고 했다. 출근을 하는 시간에는 25 안팎이고 아주 가끔 22~23도 정도여서 나는 집 건물에서 나올 때는 상쾌함을 느끼며 그야말로 살 것 같았다. 낮이 되면 28~32도 올라가서 더웠다. 하지만 아침저녁 기온이 좋아서 살 것 같았다. 나는 반 팔 위주의 여름옷을 입지만 항상 여름용 가벼운 카디건이나 혹은 좀 큰 스카프를 가지고 다니면서 실내의 에어컨이 강할 때만 맨 살을 감쌀 정도였다.

     

    하지만 호찌민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22~25도는 낮은 기온에 해당되었다. 직원들이 어느 때는 정말 따뜻한 털실로 된 스웨터를 입고 나타나서 나는 속으로 그렇게 춥나 이상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도시 외곽에서부터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하는 그들에게 그 기온은 아주 춥게 여겨진다고 했다. 생산 현장인 공장에서는 더 심하다고 했다. 관리자들에 의하면 기온 1~2도만 낮아져도, 그리고 소나기 한 번만 맞아도 여기저기서 감기에 걸린다고 했다. 오랜 세월 그 기후 속에서 살다 보면 그럴 수 있겠다고 이해했다. 

     

    언젠가 지사의 책임자이자 나의 멘토인 G가 심한 재채기 콧물감기에 걸렸다. 그는 나를 보고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며 웃었다. 며칠 사이 자기가 와이프와 가까이서 일하는 비서 직원에게 감기를 옮겼다고 했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놀려 주려고 얼마 동안 가까이 가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서울에서 출발 준비를 하면서 비상약으로 여러 가지를 챙겨가긴 했었다. 기본적인 약들을 내 몸에 잘 듣는 것으로 준비해 갔다. 외국에 나가면 외국 약이 잘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나의 몸에 잘 맞는 것이 더 낫겠다 싶었다. 더군다나 나는 원인 모르는 알레르기가 생길 경우가 있어서 그 비상약도 챙겨갔다.

     

    어느 정도 생활에 익숙해지자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쁜 업무 일정을 소화하면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주로 저녁때 맛 집을 찾아가서 과식을 하게 되었다. 저녁식사 후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기로 했다. 마침 내가 사는 건물 2층에 짐(Gym)과 사우나 시설이 구비되어 있었다. 거주지가 외국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 짐의 고객도 외국인들이었다. 건물 장기 거주자에겐 약간 깎아주기는 했지만 호찌민 물가로 비교해 보면 꽤 비싼 가격이었다. 하지만 기간 동안 무제한이니 마음껏 사용 가능했지만, 일주일에 3번 정도 가면 다행이었다. 기본적인 기구들을 이용했고 그래도 건강을 생각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주말에 주로 걸어 다니면서 햇빛에 쉽게 노출되고, 기본적으로 외부에서의 업무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피부가 제법 점점 그을렸다. 내 피부는 잘 타는 편이었다. 그래도 겨울에는 옷 속에서 하얀 편이었는데 호찌민에서 생활하다 보니 점점 하얀 피부가 갈색으로 테닝(Tanning)이 되듯이 진해졌다. 뭐 비타민 D 섭취는 충분할 듯했다. 

     

    그리고 주말이 되면 꼭 마사지를 받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마침 집 건물 바로 건너편에 마사지 숍 거의 4개가 줄지어 있었다. 도착 후 긴장된 일주일을 보내고 한 번 받아 보았다. 너무 좋았다. 그 당시에 발 마사지는 우리 돈으로 약 9천 원, 몸 전체 마사지는 약 1만 8천 원 이면 1시간 동안 받을 수 있었다. 주로 젊은 베트남 직원들이었는데 실력이 아주 좋았다. 발 마사지만 받아도 기본적으로 다리를 거의 다 해 주었고, 발 만 또는 몸 전체 마사지를 주문해도 얼굴에 오이를 올려주는 팩도 해 주었다. 평생 별로 마사지를 받지 않고 살아왔다. 이상하게도 베트남에서 살 때는 마사지를 즐겼다. 일주일 동안 바쁜 업무를 정신없이 해내고, 주말에 돌아다니면서 놀면 몸이, 특히 발이 매우 피로했다. 새로운 일주일을 맞이하기 전에 주말 저녁에 받는 마사지로 피로를 풀고 다시 에너지를 충전했다. 약간의 아로마 오일은 정신적인 피로 해소를 도와주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손 맛의 마사지가 온몸의 순환을 도와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별 것 아니지만 별 것 같은 나만의 방식으로 외국 타지에서 내 몸을, 내 건강을 챙겨 나갔다. 아프면 서러울까 봐 조심했다.

     

    * Note :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살던지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스스로 알아서 챙겨야 하는 것도 건강이다. 

     

    내 몸을 가장 잘 알고, 알아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이다. 내 몸에서 주로 취약 부분이 어디인지 알고, 낯선 지역으로 가게 될 경우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우리 가족은 감기에 걸리면 주로 목이 아프다. 비상약에는 종합감기약, 그리고 특히 목 아플 때 먹는 약이 있어야 한다.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한 위 보호 소화제, 배가 아프면 먹을 약, 그리고 원인은 정확히 모르지만 가끔 불현듯 오는 알레르기 약을 챙겨야 한다. 그 외 사람마다 본인이 알고 있는 취약 부분의 모든 비상약들을 챙겨서 준비해야 한다.

     

    해외 타지에서 갑자기 아프면 그곳의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 외국어로 소통을 해야 한다. 그 생각만 해도 증세는 아마 더 심해지고 더 아프게 느껴질 것이다.  

     

    타지에서 혼자서도 건강 잘 챙기기, 그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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