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했다. :: Aunt Karen's Note (카렌 이모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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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했다.
    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1. 8. 21. 18:04

    어렵게 예약했던 코로나 19 백신 1차 접종을 이번 주초에 받았다. 작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 19 팬데믹은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하면서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확산 세는 꺾이지 않고 있어서 걱정이다. 바이러스의 시작과 함께 서둘러 많은 연구와 투자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이어졌다. 치료제가 아직까지 완벽한 결과를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보다 앞선 백신은 개발이 이뤄진 선진국과 발 빠른 확보에 성공한 국가들 위주로 접종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2월부터 접종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그 속도는 다른 나라들이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늦어지고 있다. 지난 25여 년 간 글로벌 기업(Global Company)에서 일했던 나는 아직도 해외의 외국 동료였던 친구들과 간간히 SNS로 연락을 주고받고 안부를 묻곤 한다.

     

    지난달 그들과의 대화에서 7월로 계획되었던 나의 접종 시기가 다시 8월로 연기되었다고 하자, 그들은 농담 섞인 어조로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훨씬 젊은 나이인가 보라고 했다. 그들 생각에 한국은 지난 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었고 연장자부터 맞더라도 한국 정도의 경쟁력이라면 내가 거부만 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이미 접종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들의 논리도 이해가 되었다. 내 마음은 좀 서글퍼졌다.

     

    드디어 며칠 전, 지난달 힘겹게 예약했던 화이자 1차 접종을 받았다. 접종일 며칠 전에 질병청으로부터 예약 확인 문자, 그리고 1일 전에도 재확인 문자가 왔다. 그 사이 지인들로부터 여러 문자를 받았다. 질병청을 사칭한 문자들이 난무하다고, 링크로 들어가서 예약 확인하라는 것은 절대 열지 말고 지우라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었다. 질병청은 명확한 메시지 없이 허접하게 링크를 열어보라는 식으로 보내지 않았고, 예전에 오던 연락처로 일괄되게 보내고 있었다. 1339 또는 '국민 비서'라고 하는 예약된 의료기관으로부터 오는 것이 제일 명확하고 정확했다.

     

    접종 전후로 의사의 진료와 안내가 이어졌고, 접종 후 의사 말대로 한동안 병원에 머물러 있다가 나왔다. 병원 문을 나오자마자 친절한 '국민 비서'로부터 다시 문자가 왔다. 1차 접종 확인과 주의 사항, 2차 접종 안내를 보냈다. 화이자 백신은 원래 제약 회사에 의하면 1, 2차 접종 간격이 3주였었다. 정부는 얼마 전 접종 간격을 무려 2배인 6주로 늘렸다. 그렇게 해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의구심이 들었으나 뭐 어쩌겠는가. 불안감과 불만은 마음속에 간직한 체, 다시 지연된 예약 날짜에 가서 2차 접종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오늘 TV 뉴스에서 의학 전문가는 말했다. 제약사에서 애초에 말한 1, 2차 간격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그런 상태로 식약처가 승인한 것이라고. 과학은 여러 실험과 검증을 한 후에 그렇게 결론을 낸 것이라고. 왜 굳이 1차와 2차가 나뉘어 있는지, 그 이유도 설명했다. 말하는 족족히 와닿았다. 내 마음은 다시 서글퍼졌다.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 오로지 나 만의 심정은 아닐 것이었다.

     

    1차 접종 후, 잠시 머무른 병원에서 몇 분간 동안 특이한 이상 증세가 없자, 귀가하여 3시간 동안은 휴식을 취하라고 했다. 밖으로 나오니 폭염은 한 풀 꺾였지만 정오의 해는 따가웠다. 임시 공휴일이었던 그날은 거리도 한산하게 느껴졌다.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을 들고 집 바로 앞 분수대가 있는 벤치에 앉았다. 시원한 커피가 목마름을 없애 주었다. 문자로 언니들과 지인들 몇몇에게 나의 상황과 상태의 안녕을 알렸다.

     

    그날 저녁이 되자 몸이 약간 따끈해지고 눈과 머리가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앞 서 비상약을 챙겨둔 상태여서 심해지면 복용할 생각이었다. 아마 약간의 미열이 있는 듯했지만 심하진 않아서 평소보다 좀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다음 날 새벽녘에 더워서 깼다. 갱년기 증상 중에 하나로 항상 새벽녘에는 가끔 열감이 찾아와서 깨곤 하는데, 지난여름 열대야 속에서는 더 자주 깨곤 했었다. 잠시 에어컨을 켰다. 주사 맞은 팔의 근육이 아파왔으나 다시 잠이 들었다.

     

    다음 날은 평소보다 더 늦잠을 잤다. 몸이 나른하여 긴 시간 자고 일어나니 지난밤의 미열과 묵직했던 머리는 한결 나았는데 팔 근육의 통증은 좀 더 심해졌다. 뻐근하게 아파왔다. 뭐 그럴 것이라 예상도 했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는 않고 견딜만했다. 주의 사항에 쓰여있는 데로 며칠간, 심한 활동은 안 하기로 했다. 규칙적으로 하는 운동과 대청소도 며칠간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백신 접종 전후로는 물을 많이 마시라고 했다. 나는 원래 물을 많이 마시는데 더 신경 써서 많이 마셨다. 주사 맞은 부위는 아파도 주무르면 안 된다고 했다. 부위에 열이 나면 얼음으로 물기 없게 냉찜질을 하거나 꾹 누르는 정도는 괜찮지만 마사지하듯 주무르지 말라고 했다. 나의 경우 잠시 냉찜질을 했지만 특별히 열감은 없어서 그만두었다. 오히려 근육 통증으로 주무르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참았다. 팔과 전신의 스트레칭 정도는 하면 좋다.

     

    접종 후 3일이 지나자 팔 근육 통증도 차츰 사라지고 거의 평상시와 비슷한 몸 컨디션으로 회복된 듯했다. 다시 '국민 비서' 의료 기관과 질병청에서 메시지가 왔다. 3일이 지난 후 특이 증상이 없는지 확인과 다시 한번 주의 사항 관련 문자였다.

     

    주위 사람들과 백신 접종에 관한 많은 메시지들이 오고 갔다. 나의 언니들은 영국과 우리나라에서 접종 완료 또는 나보다 먼저 1차 접종을 받았다. 미국의 친지와 캐나다의 후배도 접종 완료했다. 친구 중에 특별한 직업상 접종 완료한 경우도 있다. 여러 사람들의 경험을 종합해 보면, 주로 아스트라제네카는 1차 접종 시기가 힘들고 화이자/모더나의 경우는 2차 접종 시기가 더 힘든 것 같았다.  

     

    나의 경우는 화이자를 접종했으니, 1차는 약 복용 없이도 비교적 용이하게 지나간 것 같았다. 독감 백신 정도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6주 후 2차 접종을 한 후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는 나도 확신할 수가 없다. 또 여기저기서 정보를 듣게 되었다. 보통 백신 접종 후, 열, 두통, 근육통 등이 생겨서 힘들면 타이레놀 같은 약을 복용하지만, 화이자 백신의 경우 타이레놀로도 증상 호전이 안되면 이부프로펜(미국의 '애드빌 Advil' 같은 약의 성분) 계열을 복용하라는 정보도 돌아다녔다. 하지만 나는 몇 년 전에 이부프로펜 계열에 약간의 알레르기가 있어서 되도록 피해야 했다. 2차 시기에도 부디 별 일 없이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아파도 타이레놀로 해결되길 바란다. 2차가 좀 더 두려운 것은 화이자 2차 접종 후, 자기 인생 최고의 몸살을 앓았다는 경우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바이러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마스크와 백신이 그래도 방패가 되어 주고 있으니 참여하는 수밖에 없겠다.

     

    * Note : 인생에서 백신은 필요하다. 백신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인류이고, 백신을 개발해 낸 것도 인류이다. 아이러니(Irony) 하지만 그게 또 인생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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