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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진보 vs. 보수, 의미있는 구분일까?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1. 12. 8. 16:50
언젠가 지인이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하여 사회 속에서의 개인별 정치 성향을 알아보는 앱을 보내준 적이 있었다. 재미 삼아 앱을 통한 설문 조사를 하고 난 후, 결과를 확인해 보았다. 의외의 결과에 약간 당황했다. 진보와 보수가 백분율의 %로 보였고, 그 중간쯤이 대략 중도 성향임을 알 수 있었다. 나 또한 나의 지인들에게 보내 주었고 설문 조사를 통하여 결과를 받아 든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엇갈렸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TV 프로그램을 통하여 흥미로운 실험을 통한 결과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서로 만난 적이 없는 다양한 그룹의 참가자들을 신청받아서 첫인상부터 마지막 결론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 진행과 조사에 맞춰 서로를 관찰하도록 했다. 프로그램의 목표는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에 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견해를 통하여 혹시 내재되어 있을지 모르는 편견과 선입견, 과연 정확히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누고 또 그렇게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실험을 통한 또 다른 의견들을 묻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우연히 시청하게 된 프로그램이 나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그때까지 나 또한 나 자신의 성향에 대하여 제대로 몰랐고, 알려고 굳이 노력하지도 않았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았었다.
일단 남녀 성비와 연령대가 골고루 분포된 듯한 실험 참여자 그룹에서 처음 만남의 시간을 통하여 각자 속으로 다른 사람의 첫인상과 인상착의를 통하여 선입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기소개와 각종 질문에 대한 답변 그리고 주제별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통하여 처음에 갖었던 선입견은 바뀌고 또 다른 편견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한 인식이 만들어졌다. 결과적으로 여러 실험 끝에 각기 다른 성향을 알게 되었다. 결과를 받아 든 본인 스스로 놀라기도 했고, 첫인상으로부터 실험을 통하여 알게 된 다른 사람들의 성향을 보며 놀라기도 했다. 그렇게 자신과 타인들의 성향이 드러났다. 하지만 단기간에 보고 느낀 타인의 성향은 확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고, 변화 불가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단지 그동안 알 기회가 없어 모르거나 깨닫지 못했던 성향을 어쩌면 처음으로 알게 된 순간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런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서 살아야 하는 이 사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 다음의 숙제일 것이었다.
사실 나도 내가 정확히 이 사회 속에서 어떤 정치적 성향의 사람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공사다망한 가운데 그저 열심히 사느라 바쁘기도 했다. 매일 보도되는 정치권 뉴스와 상황들은 어지럽고 어리석게 느껴졌다. 애써 관심을 피하기도 했다. 25여 년 간 다녔던 직장을 그만둔 후, 여유 시간이 찾아왔다. 좀 더 많은 시간이 여러 가지 사회 상황 뉴스와 보도에 할애되었다. 그리고 마침 재미로 해보았던 설문 조사로 나 자신에 대한 정치 성향 결과가 좀 의외여서 당황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가만히 질문의 내용을 생각해 보면 기본적으로 나는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또 어떤 부분에서는 원리원칙주의에 가까웠다. 몇 가지 질문으로 나의 성향을 판단하는 것이 좀 우스워졌다. 그리고 현재의 사회적 상황으로 인하여 현실적인 문제와 답답함이 반영되는 것 같기도 했다.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지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요즘 정치권은 국민의 정치적 성향에 상당히 민감한 눈치이다. 특히 이 시기와 상황이 그렇다.
우리나라는 내년인 2022년 3월에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 직선제 투표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모든 당과 선거에 출마하려는 인물, 후보들이 결정되고 발표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여론 조사를 하고 발표했던 여론 조사 기관들은 앞으로도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넘쳐나는 여론 조사 기관들의 기준과 공정성도 문제이지만 어쨌든 정치권을 포함한 사람들은 조사 기간의 발표에 매주 일희일비하며 주목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결과 발표에서도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요소가 진보, 중도, 보수이다. 각 후보의 지지도를 발표하면서 진보, 중도, 보수 진영에서의 지지도를 같이 발표한다. 나이로 구분하는 각 세대별 지지도 또한 빠지지 않는다. 나 또한 여론 조사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데 굳이 참여하지 않았다. 아직은 굳건한 마음의 확신, 결정이 서지 않았고, 전화를 받았을 때 공교롭게도 여유가 없었다. 다음에 만약 전화로 여론 조사에 참여하게 된다면 어떤 답변을 할까 생각해 본 적은 있었다.
나는 과연 진보, 중도, 보수 중에 어느 쪽에 속한 사람이라고 답변할 것인가. 연령대는 물리적으로 확실하더라도 누구를 지지한다고 해야 하나. 서글프게도 아직 마음을 주고 싶은 후보가 확실하지 않다. 처참하게도 이런 사람은 절대 않되 하고 제외하는 것은 조만간 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그런 기준을 정함에 있어서 진보, 중도, 보수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
요즘 대부분의 젊은 세대들은 그 어떤 진영에도 속할 마음이 없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나 또한 그렇다. 이 어려운 시기에 앞으로를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노력에 의하여 희망이 생기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을 뿐이다. 진보 또는 보수,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그저 그들이 무엇을 계획하고 공약하는지 알고 싶을 뿐이다. 상대방 헐뜯기에 주력하지 말고, 자신은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하여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열심히 구상하고 생각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그야말로, '뭣이 중헌디?' 묻고 싶다.
* Note : 특별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속한 사회, 국가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대부분 갖고 있다고 믿고 싶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고 결국 사회적 동물로 자신이 속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잘 되는 희망이 있는 조직 안에서 살고 싶기 때문이다. 고귀한 애국자가 아니더라도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국가는 성장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성향은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기준이 되겠지만, 일반적인 보통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요소도 아닐뿐더러 성향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한다. 그저 개인이 노력한 만큼 보상이 주어지고, 불평등 없이 공정하고 진실되게,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그리고 민주적인 상식이 인정되는 나라, 대한민국이 선택한 자유 민주주의 안에서 심신 평안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굳이 따지자면 자유 민주주의의 절대적 이념은 보수적으로, 민주주의를 올바르게 성장시키기 위한 방법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개념의 진보적으로 그리고 그 어떤 순간에도 마음의 상태는 중도를 유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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