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라는 말, 남들도 그렇게 해왔다는 말 :: Aunt Karen's Note (카렌 이모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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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례라는 말, 남들도 그렇게 해왔다는 말
    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1. 29. 18:47

    대학 졸업과 동시에 내 인생에서 무려 25여 년 간을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Global Company)에서 일했었다. 가끔 같은 회사에서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일할 수 있었던 계기와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안정적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본 적이 있지만, 오히려 한 회사에 다녔다는 느낌이 무색하게도 수많은 변화를 겪었던 기억이 많았다.

     

    미국의 본사는 끊임없이 기업 안팎의 전문가와 기관들을 이용하여 기업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미래를 위한 단기와 중장기 계획을 함에 게을리하지 않았다. 현재의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생각될 때 오히려 다음을 준비하는 태세로 전환했다. 당연히 각 나라의 지사 입장에서는 끊임없는 변화에 의구심이 생겼다. 무엇보다도 잘 진행되고 있는 것들에 또다시 변화를 주는 것이 짜증이 날 때도 있었다. 분기별 성과와 반년, 1년이 지난 후 목표대비 성과를 본 후, 취약한 부분만 원인을 찾고 개선하면 될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본사와 각 지사들 사이에 소통의 중요성도 인식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글로벌 기업답게 소통도 강화하면서 본사의 취지와 더불어 기업의 생태계를 이해하게 되었고 기업은 항상 사회 상황과 환경에 기민하게 움직여야 함을 깨달았다. 그것은 지속적인 성장과 잠재력을 이어가기 위하여 취약점의 극복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 또한 끊임없이 변신해야 하는 것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차곡차곡 성장하는 기업과 리더들은 달랐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를 택하고 그것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좋은 결과를 내기 시작함과 동시에 이미 모색 중이었던 다른 변화로의 시작이 출발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과거와 달리 현재와 미래의 사회에서는 더욱더 신경 써야 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기업의 리더십(Leadership)과 객관적 관점을 제시해줄 수 있는 전문 기관들과의 끊임없는 논의가 필요한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리더십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역시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혁신(Innovation)'에 주저함이 없어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기본적으로 안정으로의 회귀성을 갖고 있고 나 또한 그러했다. 목표 중에 안정적인 것은 늘 그 자리에 두고 싶었다. 그러다 보면 어제, 작년의 목표와 내일인 내년의 목표는 뭔가 다른 것 같지만 단어만 바꾼 유사한 것들로 채워졌다. 당연히 회사와 임원진은 귀신같이 알고 변화를 촉구했다. 어느 날 정기적인 목표를 세우는 시기였다. 나의 상사가 내 목표를 보면서 동기와 이유를 물었다. 그렇게 해오니 문제가 없었다는 말을 내 입으로 하는 순간부터 창피함을 느꼈다. 스스로 자각함과 동시에 도전 정신에 관하여 스스로에게 좌절감이 몰려왔던 것이었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 공무원과 관공서에 빗대어 이야기하기도 했다. (국가를 불문하고 다소 보수적이고 고루했던 과거의 예를 들은 것이니 오해 없길 바라며, 지금은 어느 정도 개선되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쓰지 않도록 하겠다.) 어느 부서와 누군가 '늘 이렇게 해온 것이다, 관례에 따랐다, 남들도 다른 조직도 다 그렇게 한다..' 등의 말을 하면 그 순간부터 고루하게 느껴지고 믿음과 신뢰는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바로 '저 사람은 공무원 같다, 저 부서는 관공서 같다'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 의미는 전혀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 않음, 문제의 심각성을 모름, 개선과 변화의 의지가 미약함, 변화와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로 보였다.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 이상의 비난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만큼 회사는 안정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했고, 점차 그 안의 직원들도 지속적인 성장을 향한 과제로 받아들여야 했다. 자신도 모르는 본능으로의 회귀를 극복하고 도전의식을 길러야 했다. 

     

    사회 속의 모든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비단 글로벌 조직에 몸 담고 있지 않아도 결국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변화를 체험하게 되어 있는 시대인 것이다. 개인과 개인을 품고 있는 조직도 모두 변화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다.

     

    분야를 불문하고 잘 되는 기업과 조직에는, 이유 없이 눈 떠보니 하루아침에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성공하기까지 끊임없는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하지만 그 성공한 결과는 하던 그대로 유지만 하면 계속 발전할 수 없음을 이제는 알고 있다.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그에 맞게 변하고 실행해야 성공 유지와 발전이 있다. 대를 이어온 가게, 대를 이어가는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변화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요즘 스타트업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오랜 세월 커온 전통적인 대기업 대비 비교적 단기간 동안 급속하게 성장해왔던 유명한 스타트업의 임원진으로부터 시작된 이른바 '먹튀' 논란이 그 예의 하나였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과 성장은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그 안의 사람들의 인식과 조직 체계는 예전 그대로의 모습에서 문제를 찾아내곤 했다. 이제는 기업의 성장세와 함께 사회 안에서의 책임과 의무적 역할도 대두되었다. 기업인으로서의 도덕적 마음가짐 또한 거론되는 세상인 것이다. 

     

    대기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세계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마저 그 유지 속에서 미래를 향한 성장에 대하여 스스로 부담감과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식 자체만으로도 다음을 향한 준비를 하겠다는 의지와 어쩌면 이미 준비하고 있으면서 느끼는 어려움을 표명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결국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은 정확하게 맞는 것 같다. 더 이상은, '남들도 그렇다, 관례다, 항상 그렇게 해왔다'라는 식의 그대로 멈춤의 상태에 있어서는 안 된다. 개인으로서는 죽을 때까지 배우고, 새로움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혁신과 친해져야 하고 더불어 도덕적 양심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그래야만 지속 가능한 대를 잇는 기업과 조직의 길을 갈 수 있다.

     

    * Note : 요즘 세대는 '꼰대', '라떼' 같은 단어들로 세대 간의 인식 차이를 표현한다. 그러면서도 의외로 소위 '힙'한 어른들을 발견하게 되면 또 그 모습에 거리낌 없이 다가가고 열렬히 응원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솔직 담백하다. 결국 사람, 각 개인도 기업과 그 어떤 형태의 사회 조직도 사회 환경과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신하고 긍정적으로 변화, 즉 혁신이라는 도전에 기꺼이 동참해야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나 스스로부터 돌아봐야 할 것 같다. 나는 예전의 길을 또다시 편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도전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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