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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인재 강국이 아니었나 보다..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5. 11. 17:00
우리나라는 이제 막 새 정부 출범을 시작한 중요한 시기에 있다. 대통령 선거를 마감한 후, 새로운 정부 구성을 위한 인선 작업으로 여야 정당과 국회는 시끌벅적해왔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정말 궁금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국가 중에 하나가 되었고, 지난 세월 열심히 노력하여 어느 정도 좋은 입지를 만들어 왔다고 생각했다. 그야말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하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정부 구성을 하는데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대한 문제 중에 하나가 극심한 양극화라고 했다. 그리고 정권에 따라 내 편과 네 편, 혹은 저쪽 편이라고 하는 편 가르기도 점점 뚜렷해졌다. 불과 얼마 전, 임기를 마감하는 대통령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입으로도 저쪽 편이라고 하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사용되어 깜짝 놀랐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었던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어쨌든 5년 전 시작으로부터 지난 5년 동안 정부 구성에 필요한 사람들을 임명하거나 선출할 때마다 실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찾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 사람들과 언론에서는 이른바 자기편에서만 뽑으려고 하니 적임자 선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정권이 바뀌고 여야 입장이 바뀌게 되었다. 소위 다른 편이 정권을 잡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후보 인선조차 힘겹게 꾸려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난번의 저 편에도 이번의 이 편에도 결국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사람이 여전히 없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야말로 믿을 수 없고 믿기 싫은 현실이었다.
우리나라는 이용할 수 있는 천연자원도 별로 없고, 관광이나 서비스업 등이 특별히 우월하거나 어느 한 산업에만 치우쳐서 기댈만한 환경의 나라도 아니다. 지난 세월 동안 열심히 노력하여 이 정도의 결과를 내고 세계 속에서 입지를 굳힌 것에는 철저히 사람이라는 인력과 그들의 노력에 의한 결과였다. 오직 믿을 수 있는 것은 사람, 사람으로만 발전해온 나라였다. 그나마 근면 성실한 국민성과 높은 교육열에 의하여 사람이 기반이 되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어려운 이 시기에 미래를 향하여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고 실천해야 하는 이 시점에 인재가 없다는 것은 매우 부정적인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정말 능력, 실력이 있고 좋은 인격까지 갖춰진 인재가 없는 것일까. 똑똑한 사람들은 똑똑하기만 하고 모두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도덕적 결함이 없는 사람은 정말 똑똑하지는 않은 것일까. 5천만이 넘는 인구수에 그렇게 인재가 없다는 것일까. 물론 일정 나이가 되는 성인 그룹에서 리더(Leader)로서의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제한된 인원들로 압축된 후, 검증을 거쳐 선정되겠지만 그래도 인재난이라는 사실을 쉽게 인정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자존심 상하는 현상이었다. 이런 궁금증을 언급했더니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 포함하여 세계의 대부분 나라들도 똑같은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문제가 개입되어서 더욱 그렇게 보일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요즘 우리의 기대가 과다하게 높은 것일까. 이른바 우리가 기준으로 삼는 잣대가 비현실적일까. 전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똑똑해야 하고, 현명함을 기반으로 성실해야 하고, 조직 속에서 적절하게 어울려 리더십(Leadership) 발휘가 가능해야 하고, 각 분야별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조직 안에서도, 국가의 대내외적 관계에 있어서도 원활한 소통과 역할이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도덕성에 관한 기준에도 한 치의 결격 사유가 없어야 여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세상은 이미 거의 '털기' 수준으로 과거 인생의 한 조각까지 알아내어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의심되는 부분만으로도 세상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되었다. 정말 의심이 될 만한 것인지, 꾸미고 만들어진 그저 의심인지조차 가늠되지 않기도 했다. 알아야 하고 판단 근거가 되어야 하는 기준 자체도 모호해졌다. 어쩌면 기준은 내 편인가, 내 편이 아닌가로 판가름되기도 하는 것 같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서로에게 주고받았던 높은 기준과 비난이 오고 갔다. 그야말로 내 편일 때는 괜찮고 저쪽 편일 때는 흠을 넘어 결격 사유가 되었다. 그러니 국민의 시각에서는 모두 똑같은 한 통속으로만 보였다. 그러면서 이쪽저쪽을 살피다 보니 국민 눈높이도 점차 높아져 가고 있었다.
지인들의 모임에서 나라를 이끌 리더십과 도덕적 기준에 관한 대화가 오갔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나라를 위하여 일할 만한 사람들 중에 도덕적으로 결격 사유가 없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는 회의론이 나왔다. 언론의 의혹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미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들의 집단으로 보였다. 리더가 될 만한 그룹의 사람들은 모두 부정부패와 부모 찬스 의혹 대상자들이었다. 공정, 상식, 평등한 사회가 이미 아니었다. 과연 그것이 현실인가. 그렇다면 너무 슬픈 현실이다. 나는 아직까지 싱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언제인가부터 지인들과의 모임 때마다 하는 이야기가 있다. 자식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앞으로 자식이 성장하여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식이, 또는 자식의 배우자가, 자식의 자식이 미래에 국가를 대표하여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니, 법대로 살라고 말하고 씁쓸한 웃음을 서로 나누곤 했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대로 그렇게 법 망을 빠져나가거나, 법을 교묘하게 이용하거나 무시하고 재물과 또 다른 편의와 혜택을 위하여 살아왔고 그래서 그렇게 잘 살게 되었다면 한 편으로는 그렇게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오히려 순진하게 법대로 살고 지키라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보 같다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과 억울함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또 한 편으로는 예전에는 그야말로 도덕성에 관한 잣대가 명확하지 않았고, 밝혀지기도 쉽지 않았고, 자신들이 정말 나라의 중요한 위치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못했기 때문에 이른바 이미지 관리를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변했다. 젊은이들을 포함하여 국민 모두는 공정하지 못하고 평등하지 못한 것을 참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경험과 관록이 쌓인 이른바 기성세대에 속한 인물들의 지난 과거의 일들은 밝혀지면 오점으로 남게 되고 심각한 결점으로 드러나 낙인찍히는 것이 쉽게 되었다. 그 잘못된 관행들을 모르고 했다면 무지한 것이고, 알고도 했다면 인성의 문제일 것이었다. 하긴 잘못을 하고도 오히려 뻔뻔스럽게 거짓으로 포장하는 경우도 왕왕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했다. 물론 그중에는 그저 무리한 신상 털기를 하고 약간의 의심을 섞어 각색된 이야기로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조차 진영에 따라 일방적으로 조작되고 주입되는 것도 문제였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아닌지 일반 국민이 판단하기에 무리가 있고 피곤한 일이었다.
결국 지난 기성세대의 이미 벌어진 과거를 지우는 일은 불가능하다. 과거의 잘못과 실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현재와 미래에는 더 이상의 실망받을 일은 없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지난날의 과오에 대한 사죄이고 그나마 최선의 길일 것이다. 그것을 보고 성장하는 세대에게 오해가 없도록 기준을 세우고 그들을 교육하는 우리 세대는 잘잘못을 판단할 줄 알고 그에 맞게 바르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남의 허물은 비난하면서 나의 이익을 위하여 똑같은 수준으로 살아간다면 더욱 나쁜 일이다. 그렇게 이제부터라도 지식을 탐구하듯 인성도 갈고닦으면 앞으로의 우리나라는 도덕성까지 겸비한 인재상이 많아지지 않을까 소망해 본다. 가능했으면 정말 좋겠다.
* Note : 스스로 크게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크게 죄을 짓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며 살아오지도 않았다. 적당히 법 안에서 법을 지키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해왔다. 주위를 보면 공부 잘하고 똑똑한 사람도 많다.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도 보인다. 재력과 명예를 얻어 대중이 말하는 성공해 보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결국 존경하고픈 인물은 바른 사람이었다. 존경스러운 인물은 본인이 애쓰지 않아도 서서히 드러나고 남들이 먼저 알아봤다. 정작 스스로는 겸손하고 정도안에서 움직였다. 아무리 털어도 나올 것이 없는 올곧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바른 사람이 어느 분야에서든 전문가이면 금상첨화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는 우리나라였으면 정말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세대가 지금부터라도 바르게 살고 앞으로의 세대를 바르게 교육해야 한다. 참 지극히 교육적인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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