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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인가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7. 23. 20:36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태어나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성장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이후 돌봄 기관이나 교육 기관에 의하여 함께 어울리게 되는 것 또한 사회생활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가족 외에도 여러 관계 속에서 성장하게 되고 이후 더욱 복잡한 인간관계와 조직의 한 명으로 살아가게 된다. 개인은 개인의 삶 외에도 대중 속의 한 명, 그리고 이제 거의 80억 명에 이르는 전 세계인 중에 한 명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살아가면서도 우리는 또 인간은 외로움 존재임을 이야기하곤 한다. 과연 인간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일까. 어쩌면 그것은 각 개인마다 상대적으로 느끼는 감정의 차이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나는 이제 50대 중반의 나이가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싱글(Single)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예전부터 비혼주의 또는 결혼 자체에 대하여 부정적 시각을 갖은 적은 없었다. 나 또한 내 시대에 태어난 다른 사람들처럼 적당한 시기에 결혼을 하고 아이도 출산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아온 사람이었다. 이 나이가 되어도 싱글로서 혼자 살아갈 것이라는 계획을 미리 하거나 생각조차 한 번도 확실하게 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이 나이가 되었고 어쩌다 보니 혼자 살아가고 있었다. 이것은 내 예상을 깬 결과였다. 물론 이후의 내 삶이 또 어떻게 전개될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의 삶을 단정 지어 이야기할 수는 없겠다.
혼자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 나를 처음 알게 되었거나 나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당연히 외로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사람을 적극적으로 소개받는 것이 어떻겠느냐, 좋은 인연을 찾을 수도 있으니 용기를 내라, 반려 동물을 키우는 것은 어떠냐 등 여러 가지 제안을 하기도 한다. 거의 대부분의 질문이나 권유 속에는 내가 분명히 외로울 것이라는 그들만의 생각이 깔려 있는 듯했다.
그런데 그들의 예상이나 확신과 달리, 나는 외로움을 별로 느끼지 않고 살고 있다. 나의 이런 감정 상태에 대하여 의문을 갖는다면 나 또한 왜 그런지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 내가 굳이 나는 외롭지 않다고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설명을 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또다시 그들만의 예상과 확신으로 내가 외로우면서도 괜히 외롭지 않다고 표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들의 그런 생각을 일일이 바꾸거나 고칠 수 없는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단지 혼자 산다는 이유로 반드시 외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나의 친구 중에 한 명은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 아들과 딸도 있고, 개와 고양이도 같이 살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외롭지 않아야 하지만 외롭다고 한다. 남편과 거의 껌딱지처럼 많은 활동을 함께 하는 친구도 있다. 역시 외롭다고 한다. 여러 친구들이 모두 입을 모아 하는 말은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중에도 외롭다고 한다. 더구나 함께 누군가 있어도 느끼는 외로움은 더욱 와닿는다고 했다. 그러니 나의 경우 혼자 산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당연히 외로워야 하는 것에는 뭔가 어폐가 있는 것이다. 혼자 살기 때문에 나는 자동으로 외롭다면 다른 가족 구성원과 같이 사는 사람은 외롭지 않아야 하거나 상대적으로 덜 외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예전 직장의 선배님을 오랜만에 만났다. 그동안의 안부와 근황을 주고받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담소를 나누던 중에 나는 알고 보니 내가 보기보다 독립적인 사람이더라는 말을 했다. 선배님은 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웃으면서 보기에도 독립적이라고 해서 함께 웃었다. 원래도 내 인생에 관하여 의존적이거나 다른 사람의 참견과 개입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은 성향이었는데 혼자 살아가는 시간 동안 더욱 독립적이 된 모양이었다.
물론 나에게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있다. 네 자매 중에 막내인 나만 싱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우리 네 자매는 남다르게 사이가 좋고 가족 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다. 결속력이 강하지만, 서로의 인생을 존중하고 적절한 거리를 두기도 한다. 가족으로서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고 관계를 유지하지만 독립적인 삶 또한 인정한다. 나는 그런 우리의 관계가 너무나도 좋고 만족스럽다. 정말 중요하고 위급한 상황에서는 함께 있어주고 필요할 때 힘이 되어 주고 울타리가 되어 줄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마음속에도 나만 혼자 살아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니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외롭지 않은 것일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도 가끔 있다. 절대로 외롭지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는 현재의 나의 삶에 대체로 만족한다. 나도 왜 그런지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말 괜찮다. 사람들은 가끔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크리스마스(Christmas)와 연말연시, 명절 등 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연인과 가족과의 특별한 시간을 계획한다. 혼자 시간을 보내면 뭔가 더욱 많이 외롭고 처량할 것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나 또한 가족들과의 시간을 기념한다. 그리고 동시에 나 혼자만의 시간도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중요한 시기에 혼자 생각을 정리하고 계획하는 것이 의미 있기 때문이다. 생일이 다가오는 것이 이 정도의 나이에서는 별로 반갑지 않다. 한 해가 가는 것보다 생일이 오는 것은 나이 한 살이 더는 양보 없이 꽉 차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족들이 생일을 기억하고 챙겨준다. 그 나름대로 즐기려 한다. 대부분의 평범한 날들은 나름대로의 일상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
이제 혼자만의 공간에서 물리적으로 혼자 살아온지도 세월이 꽤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워서 못살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이대로의 삶이 만족스럽다면 괜찮은 것 아닌가. 내가 이상한 것인가. 이상해도 할 수 없다. 이대로 무척 좋다.
* Note :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모르겠으나 혼자만의 삶에 만족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소외된 삶을 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가족, 친구, 지인이 필요할 때 그들이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에 만족한다. 모든 인간이 항상 외로운 것은 아니듯이 혼사 살아가는 인생도 생각보다 외롭지 않고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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