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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와 재미를 위한 테스트(Test)의 함정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7. 30. 18:41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입사하게 된, 미국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기업(Global Company)에서 25여 년 간 근무했었다. 역사가 오래된 회사는 과거와 현재까지 이뤄왔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미래의 발전을 꾀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단기간 그리고 중장기적 계획 중에 기본이 되는 리더십 역량 교육(Leadership Training)에 꾸준히 시간과 투자를 해왔다.
나도 경험이 쌓이면서 서서히 리더의 길을 걷게 되었고 본격적인 리더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언제인가 자신을 좀 더 파악하기 위한 수단 중의 하나로,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는 테스트(Test)를 하게 되었는데 결과는 각각 다른 색깔로 표현되었다. 예를 들어 초록색 항목이 많이 나타나면 체계적인 사고방식, 교육에 의한 인지 능력 같은 것이 우수하게 발휘되고 정리 정돈이 강점이었다. 노란색 항목은 창의적인 사고가 우수하고, 빨간색은 감정과 공감 능력, 파란색은 정책적 사고가 강점 등으로 나타났다. 아주 이상적인 리더는 모든 색깔들이 골고루 분포되는 것이었겠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어차피 완벽한 리더는 현실적이기보다 이상적이라면 당면한 시대와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강점의 리더상이 다를 수도 있다. 당연히 사회의 환경에 따라 다르고 계속 변할 것이었다. 내가 신입사원으로 회사를 들어갈 당시에 우리 회사에서 요구되는 기본 성향으로는 초록색이 강한 인재였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회가 변화하고 리더의 위치에 오르는 시기에는 노랑과 파란색의 성향이 중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러 팀원들을 이끌 경우 의외로 빨간색의 부재는 공감과 소통 능력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었다. 훌륭한 리더가 되는 길은 그렇게도 험난했다. 하지만 리더의 위치에서 다시 테스트 결과를 받았던 그 순간에는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강점으로 나오길 바랬던 부분이 기대보다 적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나는 의외로 테스트 결과와 다른 성향도 발휘되었고,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의도적으로 노력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아쉬움을 가졌던 결과였지만 의도적으로 노력을 할 만큼의 시간과 역량도 부족했다. 강점이라고 여겼던 부분으로 인하여 스트레스(Stress)를 받기도 했다. 반대로 단점으로 여겼던 부분이 의외로 어느 순간 충분히 발휘되기도 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업무의 특성이나 위치에 따라 부여되는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니 교육 과정에서 기본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테스트 결과 또한 유동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오랜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여유로운 시각에서 사회를 관찰할 수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MBTI(Myers-Briggs-Type Indicator) 검사를 많이 하고 그 결과에 의외로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고 했다. 실제로 얼마 전에 미국의 CNN 보도를 통하여 MZ 세대를 포함한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MBTI 성격 유형 선호 지표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의존한다는 내용이 나왔을 정도였다. 예를 들어 새로운 연인이나 친구 관계를 형성하는 시점에서도 MBTI를 먼저 물어본다는 것이었다. 하물며 기업의 직원을 채용하는 단계에서조차 특정 성향의 사람을 구하거나 제외시킨다는 보도에 나 또한 놀랐다. 차별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검사 결과를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테스트를 하는 시점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개인적으로 다른 답변을 하게 될 확률은 무시 못할 수준일 것이었다. 그리고 고귀하고도 복잡한 인간 자체를, 이제 거의 80억 명에 이르는 세계 인류를 단지 16가지로 구분하고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었다. 예전에 발표되었던 검사 지표로 사람 자체를 구분 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이것을 만들었던 브릭스 마이어스 모녀도 당황할 것이었다. 더구나 결과가 차별적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더욱 실망할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학적 연구는 계속해서 더욱 발전하게 되고 또 다른 분야와 여러 요소들이 결부되거늘 예전에 만들어진 검사 지표에 연연하고 있다는 것도 모순이었다. 게다가 사람은 여러 가지 환경에 의하여 성향이 변해갈 수도 있는 것이었다.
어쩌면 인간이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서 무엇인가에 기대고 믿고 싶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단 4가지의 분류인 혈액형으로 구분 짓는 일도 흔했다. 나 또한 혈액형으로 구분되는 성향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던 것을 인정해야겠다. 오히려 요즘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제시되는 혈액형에 의한 의학적 연구 결과에 더욱 믿음을 실어야 할 것 같다. 특정 혈액형은 의학적으로 어느 부분에 강하고 약하다는 연구 결과 같은 것 말이다. 한 때는 태어난 해의 띠나 태어난 시기의 별자리에도 호기심을 가졌었다. 재미로 하는 것이지만 여전히 눈길이 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행운을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었다.
인류는 과학 분야에서 수많은 발전과 업적을 이뤄왔다. 인간 세상을 좀 더 긍정적이고 유익하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들이었다. 반 면, 이렇게 복잡한 인간들을 단 몇 가지 분류로 나누고 특정 짓고 결과에 집착하려 한다. 단순 참고를 하면서 더욱 발전적 관계를 위하여 좋게 활용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부디 그것을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고 구분하고 선견과 편입견을 갖고 차별하지 말기 바란다. 연구를 통하여 긍정적인 목적을 위해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좌절하고 억울해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단순 테스트 결과에 의하여 천편일률적으로 판단하는 대상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에 우리 모두 놀라야 한다.
* Note : 처음 만나는 사람이 MBTI 검사를 해보았는지, 어떤 유형이냐고 묻는다면, 그리고 그 결과에 의하여 생판 몰랐던 나를 알겠다는 듯이 함부로 판단한다면, 반갑지 않고 황당한 일이다. 막상 검사를 하게 되고 결과를 알게 된다면 스스로에 대한 수많은 의문점에 집착할 수도 있겠다. 호기심이 발동했지만 아직 하지 않았다. 16가지 중에 한 가지로 나를 표현하고 싶지 않다. 쓸데없는 오기라고 해도 할 수 없다. 그냥 나는 복잡한 인간이라고, 의문투성이의 이상한 사람으로 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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