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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부족한 창의력, 그 능력이 부럽다.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8. 10. 16:12
대학 졸업과 동시에 글로벌 기업(Global Company)에 입사하여 25여 년 간 근무했었다. 정신없이 업무를 익히고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경력을 쌓는 동안에도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리더(Leader)의 위치에 오르면서 능력 있는 리더가 되길 원했다.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것이 내 개인적인 목표이자 회사의 목표이기도 했다. 어떤 산업 형태의 기업이든지 인재 양성이 핵심이라고 믿는 회사였다. 다양한 리더십 교육(Leadership Training Program)에 참석하면서 점차 이상적인 리더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여러 가지 능력을 필요로 했다.
그중에서도 내가 주눅 들어하는 부분은 창의력에 관한 것이었다. 리더십 교육을 시작하면서 개인적인 성향을 참고하기 위한 테스트(Test)를 했었다. 단순 참고를 위한 검사라고 했지만 결과를 비춰 봤을 때 나는 역시 창의적인 사고 능력이 약했다. 실생활 속에서 스스로 느꼈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놀랍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씁쓸한 심정이었다. 인간은 원래 잘 된 것은 자신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것이고, 잘 안 되는 것은 남 탓을 하는 경향이 있다. 나 또한 구실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내 세대의 우리나라 교육 제도 탓을 하기 시작했다. 완전 주입식이고 암기식 교육 탓에 뇌를 유연하게 하는 융통성 있는 다른 방식의 학습을 하기 힘들었다. 원래 세계적으로 위대한 발명가들은 어린 시절 질문이 많고 엉뚱할 정도로 호기심이 많다고 했다. 우리 세대의 교육 제도에서는 일방적으로 정해진 학습 진도를 나가기 바빴기 때문에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여겨지면서 오히려 부정적 시각으로 이어졌다.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은 거의 없었다. 내 변명의 기초가 되었다.
얼마 전에 수학계의 노벨상(The Nobel Prize)라고 불리는 필즈상(The Fields Medal)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다양하면서도 그만의 독특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학업 또한 흔히 말하는 한국의 획일적인 길을 걷지 않았었다. 수상 이후 허준이 교수의 성장과 교육법이 관심을 끌게 된 이유였다. 허준이 교수도 자랑스러웠지만 나는 그의 부모님의 인내와 아들을 향한 믿음이 더욱 감동스러웠다. 그것은 용기 있는 인내였다. 자녀 교육에 대한 철학과 확신이 있는 듯했다. 또한 그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이끌어준 스승들의 안목에 감탄하게 되었다. 허준이 교수를 통하여 수학이 우리 생활 곳곳에 미치는 무한한 영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사고방식의 방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나에게는 없거나 약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인물들을 보면 저절로 관심이 갔다. 그래서 더욱 허준이 교수가 흥미로웠다. 그는 처음에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의 길을 걸었다가 이후 수학을 좋아하게 된 배경과 그렇게 되기까지 인문학이 도움이 되었고 지금도 그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수학은 인류의 무궁무진한 발견과 그 진보에 기본이 된다는 것을 그를 통하여 알게 되었는데 그 사실이 나에게는 충격적이면서 신기했다. 그러면서 창의적인 사고방식, 전개 과정에서의 용기 있는 실천력과 더불어 인내의 필요성이 중요시되는 것이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혼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지식 정보 공유와 협업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통적인 경쟁 사회 속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것들은 정작 사회 발전에 필요한 것들이었다. 당연히 직장 생활을 하고 좋은 리더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도 필요했다. 특히 요즘 세상 그리고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더욱 필요한 요인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소위 말하는 센스(Sense)가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분위기 파악도 되고 유머 감각(Sense of Humor)도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다. 스스로 그렇게 알고 있고 남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나는 분위기 파악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하거나 나의 유머 감각을 통하여 농담하고 장난치며 분위기 전환을 하여 다른 사람들을 웃게 하고 함께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첫인상은 다소 차갑게 느껴지지만 알고 친해질수록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반 면 업무에 있어서는 완벽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막상 업무로 들어가서 창의적 사고를 요하는 부분에서는 가다가 길을 잃곤 했다. 기존의 방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응용과 전개를 하는 업무까지는 어느 정도 가능했다. 하지만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한다거나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는 부분에서는 머리가 아파왔다. 뭔가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그게 나의 한계인 듯했다.
요즘 기업들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것은 기존의 방식을 거부하거나 벗어나서 한 번도 생각지 못해왔던 새로움을 향한 도전이었다. 자동차 생산에 주력했던 우리나라 대기업 현대는 이제 다른 한 편으로는 로봇(Robot) 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LG 전자는 기기 속에 옷을 터는 무빙 행어(Moving Hanger) 설치를 고안하여 제품에 혁신을 이뤘고 그런 시작을 바탕으로 이제 세계적으로 가전제품 분야 일류 기업이 되었다. 커피콩(Coffee bean)에서 추출한 것을 이용하여 섬유의 기본이 되는 원사를 만들고, 자동차 타이어 등 각종 폐자재를 이용하여 가방이나 신발 같은 친환경 상품으로 탈바꿈을 시켰다. 자신이 사용하던 물품을 다른 사람과의 거래를 통하여 경제적 이익과 함께 자연스럽게 아끼는 습관을 갖게 만드는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크고 작은 기업들이 저마다의 창의력을 발휘하여 기업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그리고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었다. 문화 예술 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향한 전략적 계획과 목표, 참신한 마케팅(Marketing) 등이 빛을 발휘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생각과 사고의 전환을 통한 또 다른 창의력으로 이룬 성과들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 속에서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부분에서도 창의력은 더욱 돋보일 것이다. 리더의 창의력, 창의력 있는 인재를 찾아내고 성장시키는 리더가 필요한 세상이 된 것이다.
문득 아기처럼 때 묻지 않는 순수함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에 나의 아빠는 아빠의 손주들, 나의 조카들이 태어날 때마다 머리를 만지면서 '이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하며 아기 머리를 쓰다듬으며 신통하다는 듯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셨다.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격려의 마음이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었다. 그렇게 처음 시작하듯이 이미 만들어진 세속적인 편견과 선입견으로부터 벗어나서 깨끗한 상태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연습부터 필요할 것 같다. 그동안 당연히 해왔고 익숙해졌던 관습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새로운 마음으로 참신한 그림이 그려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Idea)들이 떠오를 것 같다.
이제 기업들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창의력과 추진력 있는 리더, 그런 인재를 교육하고 발굴하고 이끌고 갈 리더를 원할 것이다. 리더십의 자질과 능력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창의력, 내겐 너무 부러운 능력이다. 창의력도 노력하면 만들어지고 키워질 수 있을까? 그 비밀스러운 위대한 능력, 그것을 키우는 비법이 궁금하다.
* Note : 예전 직장 생활 중의 여러 리더들을 떠올려 보았다. 역시 그들은 리더로서의 능력이 있는 분들이었다. 서로 다르지만 각기 배울 점이 분명히 있었다. 그중에서도 기억나는 리더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제시하거나 생각할 수 있도록 건드려 주는 분이었던 것 같았다. 나의 잠재력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뭔가 거대한 발견, 위대한 발명이 아니어도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 그것도 일종의 창의적인 생각의 기초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앞으로 나에게서도 발휘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가짐의 변화는 그 시작의 근본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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