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똑 같네.. 참 많이 변했네.. :: Aunt Karen's Note (카렌 이모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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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대로 똑 같네.. 참 많이 변했네..
    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9. 21. 18:38

    오랜 세월 동안 유지하게 되는 다양한 관계들이 있다.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만남의 빈도수는 각양각색이다. 정기적인 모임을 설정해 놓는 관계도 있고, 불규칙적으로 가끔 만나게 되는 관계도 있다. 그렇다고 만남의 횟수가 반드시 친분 정도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마음이 원하는 것과 별개로 서로 처한 상황이 다를 수도 있고 시간 조정이 어려운 환경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자주 정기적인 모임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오랜만에 만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나 지난 몇 년 동안은 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COVID 19 Virus Pandemic)으로 인하여 적극적인 만남이 제한되기도 했었다.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처음에 주로 나누는 인사말이 있다. '오호, 똑같네, 그대로네..' 하는 말이다. 서로를 마주 보고 반가워하며 하는 말이다. 그 순간에는 물론 진심이 담긴 말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노화 현상이 없을 수 없겠지만 그냥 너무 반갑고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 그리워하다가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가운 그 사람, 반가운 마음에 마냥 좋은 그 사람이 맞다는 의미를 포함한 말이다. 반 면 우리를 모르는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 노출이 되면 시선을 의식하게 되면서 약간 창피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누가 봐도 나이 들어가고 있는데, '똑같다, 그대로이다'라고 말하면 예전부터 지금의 그 모습이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인사말인 것을 감안할 것이지만 우리끼리 쑥스럽게 웃기도 한다.

     

    그래도 인사말로서의 그 의미에는 다정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믿고 싶다. 그리운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어 반갑고, 내가 그리워했던 사람이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와주어 너무나 좋고 다행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대로'라는 단어가 여기서는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의미로 긍정적인 것이고, 발전적이지 않다는 부정적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안부 인사를 한참 주고받은 후에는 본격적으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는다. 가족의 안부를 시작으로 어렵고 힘들었던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한 일, 아직 진행 중인 일과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 기쁘고 좋은 소식과 걱정 근심 등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것이다. 그동안의 일들을 계기로 새삼 존경스럽기도 하고, 가슴 아픈 일에 서로 공감하며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인생을 살면서 좋든 싫든 겪음으로 인해 배우는 경험들을 나누기도 한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크고 작은 사연들, 모르고 있었지만 알게 된 깨달음 등으로 서로 달라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어느 순간 예전과 그대로 똑같았던 사람이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하기도 한다. 서로 만나지 못한 동안 그렇게 각자의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 어떤 인연의 끈으로 만나게 되고 알게 된 사람들은 정말 다양했다. 세월의 흐름과 그 세월 속에서 어떤 경험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혹은 살면서 만들어지고 키워지는 인성에 따라 변하기도 했다. 첫 만남은 따스한 사람으로 기억되었지만 어느 순간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과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의아했다. 예전에는 날카롭거나 보수적으로 느껴져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던 사람이 지나고 보니 부드럽고 개방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살면서 경험이라는 것은 수없이 겪게 되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깨닫고 배우는 것은 각자 개인의 몫이고 노력인 것 같았다. 때로는 좋고 기쁘고 즐거운 경험, 때로는 나쁘고 슬프고 괴로운 경험을 통하여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가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후에 얼굴의 인상과 표정으로부터, 그리고 몸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기품에서 차이가 났다. 말과 행동으로 서서히 드러났다. 

     

    긍정적 의미에서의 '그대로다, 똑같다'는 내외적으로 유지 관리가 잘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부정적 의미로는 아마 마음속으로 '하나도 변한 것이 없네, 그렇지, 사람 쉽게 변하지 않지'로 개선된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참 많이 변했네' 역시 긍정적으로는 발전적 변화가 있어서 다행이고 좋아 보인다는 의미와 부정적으로는 예전엔 안 그랬는데 왜 저렇게 되었을까 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앞으로 '그대로 똑같다'라는 인사말을 곱씹어 봐야겠다. '참 많이 변했네'라는 생각과 표현을 주고받게 된다면 잔뜩 긴장될 것 같다. 과연 긍정적으로 변했을까, 혹은 부정적으로 변했을까. 변하지 않을 수는 없다.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변하지 않는 것이 더욱 어렵고 이상할 수도 있다. 그대로 좋은 똑같음을 유지하면서 잘 변할 수 있을까. 서로에게 예전 그대로의 정감과 함께 존중받는 변화를 줄 수 있는 인생이라면 제대로 잘 살아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Note : 사람 말은 언제나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그리고 말과 함께 표정과 말의 뉘앙스(Nuance), 즉 미묘한 차이를 깨달아야 한다. 분위기 파악이 되어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알게 된 관계의 사람들을 통하여 자신을 객관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표현하는 '똑같네, 그대로다'와 '참 많이 변했네'를 잘 살펴보면 느끼게 될 것이다. 예전부터 그런대로 괜찮았던 자신을 유지하면서도 서서히 좋게 변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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