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대하여 :: Aunt Karen's Note (카렌 이모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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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믿음에 대하여
    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0. 12. 5. 21:53

    모든 인간은 삶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을 겪고 다양한 상황에 접하고 그로 인해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개인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계획하기 좋아하고 철저히 준비를 하는 사람이라도 계획 세운대로 삶이 살아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나는 비교적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려고 한다. 하지만, 삶 전반에 관한 일들이 모두 생각하고 계획하고 준비 한대로 된다는 의견에는 살면서 다소 비관적이 되어 가고 있다.

     

    나 자신에 관한 일도 그렇지만, 내가 사랑하는 나의 가족,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 모두의 삶이 준비하고 계획하고 노력하는 보답으로 항상 희망적으로만 흘러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때로는 좌절하고 실망하고 슬픈 일들도 생겨났다. 가장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뜻밖에 기습적으로 찾아오는 건강에 관한 소식들이었다. 

     

    인간이기에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놀랍고 두려운 일이 생길 때, 우리는 무엇인가에 의지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종교, 기도와 믿음인 것 같다.

     

    나의 부모님은 종교에 대하여 아주 개방적이고 자유로우면서 개인의 뜻을 존중하셨다. 우리 딸 넷이 각기 어떤 종교를 갖게 되더라도 당연히 존중하셨다. 관심 있는 모든 분야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을 즐기셨던 나의 아빠는 모든 종교를 학문적으로 연구하셨다. 거의 모든 종교의 교리를 공부하시고 이해하신 아빠는 역시 좋아하시는 여행을 하실 때마다 여행지에서의 절, 교회, 성당 등 모든 곳을 탐방하시는 것을 잊지 않으셨고 동행한 엄마도 아빠의 영향을 많이 받으셨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두 분, 나의 부모님의 진정한 종교 정체성을 알지 못한다.

     

    나의 언니들 3명 또한 개인의 믿음과 결혼 생활을 통하여 각자 믿음을 갖고 있고 우리는 서로 존중한다.

    부모님의 영향을 제대로 받은 나 역시 아직도 한 곳에 마음을 정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여행에서 보고 느꼈던 그대로 나 또한 여행 중에 중요한 믿음의 성지는 절, 교회, 성당 등을 가리지 않고 방문하곤 한다. 그저 그 거룩한 믿음의 공간에서 나오는 존엄함과 저마다의 사연에 압도되는 분위기에 취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예로부터 전해오는 약간은 샤머니즘스러운 것에도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보름달에, 별 중에 가장 크고 영롱하게 빛나는 별에게도, 신비한 자연에 소원을 빌기도 한다. 

     

    세월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나 또한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을 계속 겪어왔다. 무엇인가를 계획대로 잘해야 하는 순간, 망설임 끝에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뜻밖에 터지는 사건 사고의 순간들 속에서 때로는 강하게 다잡은 마음이 폭삭 꺼지는 순간도 있었고 은근히 밀려드는 쓸쓸함으로 우울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제발 이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하고,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바라는 순간도 있었다. 나의 의지에 의하여 변할 수 있는 순간도 있었지만, 나의 뜻과 상관없이 흘러가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 모든 것을 단순히 운명이라는 단어로 규정될 수 있을까? 과연 어디, 어느 만큼까지 나의 노력으로 해결되고 그렇지 못한 것은 어디, 어느 부분부터 일까? 정신적인 방황도 해왔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나는 꽤 긍정적인 사람이다. 크고 작은 일 앞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잘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긍정적으로 해결되는 결말을 생각한다. 큰 일 앞에서 오히려 대범함이 생겨 나기도 한다. 물론 동전의 양면처럼 그렇지 못할 경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리고 그에 맞는 준비도 해야 한다. 맹목적인 희망은 가능성 있는 실패와 좌절 앞에서 더 크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준비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부정적인 결말은 항상 뒷 목과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올 것이 왔구나 하고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두렵고 무서운 순간이다.  

     

    고민이 되는 결정이나, 긴장 속에서 소식을 기다려야 하는 순간이 오면 물리적으로 머리를 흔들어서라도 부정적인 생각은 탈탈 털어버리려고 하고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려고 온 몸의 기를 모은다. 바로 무엇인가에 기대고 절실히 기도를 해야 하는 순간들인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거나, 고민에 휩싸일 때, 나 자신이나 누군가에 대하여 걱정거리가 생길 때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는 항상 불쑥 돌아가신 아빠가 계신 곳에 가곤 했다. 다행히 내가 살고 있는 집과 멀지 않고, 적당한 드라이브 코스 거리로 아빠를 모신 장소뿐만 아니라 가고 오는 길에서도 계절을 느끼며 정신적인 위로를 받을 수 있다. 그곳에서는 아빠에게 인사하고 기도하며 오롯이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기도하고 마음속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소망을 기원할 수 있다. 그러면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끼며 돌아올 수 있다.

     

    믿음이란, 그 대상이 무엇인가가 중요한 것일까? 어쩌면 각기 자기 마음속의 그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Note :  살면서 누군가에 의지하고 기도가 절실한 순간은 무수히도 많았다. 세상에 나 혼자만 뚝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드는 순간도 많았다. 애써 고개를 흔들어 나쁜 생각들을 떨쳐 버리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것들을 생각해 내려고 일부러 몸부림치기도 했다. 결말은 때마다 다르게 찾아왔다.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결말이 만들어지기도 했고, 절망과 좌절 그리고 슬픔 속에 빠지기도 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그럴 것이다.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항상 나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좋은 일이 생기면 충분히 감사하고 겸손하고 나태하지 말고, 나쁜 일이 생기면 더 조심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겸허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저마다의 마음속 대상을 강하게 믿으면 한결 든든해질 것 같다.

     

    나는 앞으로도 긍정적이려고 노력하고 나 자신만의 믿음으로 무장하기로 다짐한다. 

     

    그래서 그런지 현실이 아닌 영화를 선택할 때도 이제는 긍정적으로 마감하는 '해피엔딩(Happy ending)'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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