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탄력성(Resilience)에 관하여. :: Aunt Karen's Note (카렌 이모의 노트)

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회복 탄력성(Resilience)에 관하여.
    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1. 12. 29. 17:25

    요즘 사회에서 중요시되는 단어 중에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 있다. 지난 25여 년 간 직장 생활을 했던 글로벌 기업(Global Company)에서도 여러 측면에서 사용되었던 중요한 단어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리더십 평가와 교육 (Leadership Assessment and Training) 내용 중 리더가 갖춰야 할 항목 중, 회복 탄력성이 거론되었었다.

     

    그 당시에도 나는 이 회복 탄력성이라는 단어가 왠지 의미 있게 다가올 때가 종종 있었다. 차츰 리더의 자리에 한 단계씩 올라가면서 업무의 난이도와 그에 따르는 긴장감, 그리고 여러 다양한 팀원들과의 관계 또한 어렵고 힘들어졌다. 나 자신의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지면서 과연 어떻게 극복하고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난감했다. 스스로를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별로 없었다. 어렵고 힘든 일이 생겨도 비관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나의 노력 여부에 따라 잘 될 것이라는 주문을 외우듯이 스스로 긍정적인 마음을 먹곤 했었다. 매 번 먼저 도전을 찾아다니지는 않았어도 나에게 맡겨진 도전과 책임은 이겨나가야 한다고 믿었다. 그것이 바로 사회생활에 임하는 자세라고 여겼다. 하지만 인생이란 매번 뜻대로 풀리지는 않았고 나 또한 좌절과 절망을 맛보기도 했었다.

     

    그렇게 가끔 나 자신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느껴졌을 때, 나는 과연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왔던가. 나는 과연 회복력이 뛰어난 사람이었을까.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절망에 빠졌을 때의 느낌이 있다. 어느 순간 그동안 해왔던 방향이 잘못되고 있는 느낌이 섬뜩하게 몰려왔다. 짧은 순간 도망치고 싶거나 제발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소망 뒤에 바로 맞이하게 되는 실수와 실패의 순간이었다. 결국 받아들여야 했다. 내 앞에 놓인 그 결과를.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부정적 결과를 맞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되도록 빨리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쓰라린 패배감의 아픔에서 벗어나기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계속 실망 속에 빠져 있을 수는 없었다. 문제 해결의 첫 번째 단계는 일어나버린 결과에 대한, 현실적 사실에 대한 빠른 인정이었다. 사람은 쉽게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한다. 그러면서 한 개씩 자신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아낸다. 외부의 주위 환경 탓도 해본다.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것을 원망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면 남는 것이 없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그냥 끝까지 패배인 것이다.

     

    결국 사실을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고 인정하느냐가 관건인 것이었다. 내 앞의 벌어진 일은 내 책임이고 해결해 나가야 했다. 앞에 놓인 그 사실을 깨끗이 인정하고, 그것으로부터의 교훈을 주어 담아야 했다. 그래야 이후에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값진 경험으로 만들고 그것 자체 또한 일종의 내 자산이 되는 것이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부디 그 인정으로부터 새로운 깨달음을 발견하고 다시 시작하는 기간이 좀 더 짧아지는 것을 의미했으면 좋겠다. 그야말로 물리적인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고, 나이에 따라 경험이 쌓이면서 회복 탄력성의 기간이 감소되길 바라는 것이다. 

     

    요즘 연말이 되면서 대기업들은 내년의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인사 개편을 발표하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새롭고 획기적인 방식을 도입하고 한층 젊어진 인사 조직으로의 탈바꿈을 꾀하기도 하고 있다. 오랜 전통을 가진 대기업뿐만 아니라 단기간 급속도로 성장하고 미래 가능성 높은 스타트업도 인재 영입과 양성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최고 경영진과 임원에 오른 사람들의 역량 또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마도 회복 탄력성에 관한 부분도 중요한 항목이 될 것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나이와 연륜이 가져다주는 장점들도 소중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끊임없이 도전하고 때로는 실수와 실패를 겪더라도 회복 탄력성이 강한 리더들이 주목받고 있다. 모든 사회 현상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에 발맞추어 시도하고 맞춰가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미래에 환경은 중요한 요소이고 친환경으로의 해결책으로 원전은 중요하다. 물론 원전은 위험적 요소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의 원전에 대한 인식과 지금의 원전에 대한 인식이 똑같을 수는 없다. 미래의 원전에 대한 인식 또한 변화할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실수와 실패를 피해 가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실수와 실패를 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인정하고 상황에 맞게 변화를 꾀해야 하는 것이다. 그저 예전의 사고방식을 답습하고 고집하는 것은 최선의 방식이 아니고 미래 지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도, 이 시대에 벌어지는 사실도, 그리고 이후 앞으로 벌어질 현상도 끊임없이 변화될 세상에서 결국 그 어떤 결과로부터도 인정하고 회복되는 탄력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Note : 요즘 젊은이들은 나이 들면서 권위적인 사고를 유지하고 융통성 없이 옛 것만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꼰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나를 포함한 세대들은 혹시나 꼰대라는 말을 듣게 될까 봐 겁이 난다. 그런데 그 꼰대스럽게 된다는 것은 어쩌면 예전의 방식이 편하고 그저 답습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자신이 대면했었고 살아왔던 기존의 방식대로 다음 세대도 자신에게 똑같이 대해주길 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이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해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다. 

     

    이제 세상은 끊임없는 호기심을 갖고 도전을 시도해야 하고, 그래야만 살아남고 발전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회복 탄력성이 갖는 의미와 가치 역시 주목받는다. 언제나 이것이 최선일까 라는 질문을 해야 하고, 과오를 인정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러면 어느새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과연 나는 회복력을 갖고 있는 발전 가능성 있는 존재인가, 나 역시 고민해야 할 숙제이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