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러워해야 하는 것 :: Aunt Karen's Note (카렌 이모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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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부러워해야 하는 것
    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2. 12. 19:51

    소셜미디어(Social Media)의 발달로 인하여 전 세계가 국경 없이 소통되는 하나의 세상이 되었다. 남녀노소, 인종, 국가, 종교, 문화 등 모든 것을 뛰어넘어 소통 가능한 세상이 된 것이었다. 국가, 체제 또는 정치와 종교적 이념 등에 의하여 불가피하게 제한을 당하는 것을 제외하면 각 개인의 의지와 취향에 의하여 기술적으로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생활을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올릴 수도 있고, 또 마음만 먹으면 타인의 일상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었다. 하나둘씩 서로 소통하고 점차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부분들이 다양해졌다. 결국 드러나는 부분으로 인하여 소개되고 그것을 보면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점차 SNS 소통을 통하여 장단점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제 SNS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소통의 장이 된 것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시각적으로 보이는 부분에 의하여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점차 마음이 요동치게 되었다. 평소에 자신이 원하던 삶에 가까운 장면을 보게 되면 인간으로서 당연히 부러운 마음이 생길 것이었다. 그 장면 하나가 그 사람의 삶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보이는 그 장면에 빠져들게 되고 원하고 꿈꾸게 되는 것 또한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인 것이었다.

     

    당연히 눈에 보기 좋은 것, 자신이 갖기 원했던 것, 자신이 꿈꾸어왔던 목표와 소망, 이루길 소망했던 꿈 등이 다른 사람의 화면에 보인다면 눈길이 가게 될 것이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 자극을 받고 그것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반 면 자신의 노력은 생각하지 않고 남의 것만 일방적으로 시기하고 질투하여 오히려 다른 사람을 그저 맹목적으로 비판하고 공격한다면 그야말로 SNS의 부작용이 되고 부정적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 되는 것이다.

     

    이제 반 백 살이 넘고도 또 몇 년이 더 지나고 있는 나 역시 지난 세월 동안 많은 목표를 세우고 이루고 또 좌절하기도 하면서 살아왔다. 어린 시절에는 눈에 보기 좋고 귀한 브랜드를 탐하기도 했었다.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옷과 장식품으로 꾸미는 것이 마치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과시욕에 물들기도 했었다. 열심히 일하여 귀하게 번 돈으로 남들에게 드러나 보이기 위한 것들을 구매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지금도 완벽하게 그런 물질적인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가치관의 차이는 분명 생기기 시작한 것 같았다.

     

    어느 순간 브랜드의 가죽 제품 가방들이 버겁게 느껴졌다. 반 면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고 가볍고 발랄해 보이는 에코백(Eco bag)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한번 구매하여 들기 시작하니 가볍고 실용적이고 좋았다. 나 자신도 덩달아 젊어지고 밝고 소탈해지는 긍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가볍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좋았는데 에코백을 즐겨 들다가 가끔 격식 있는 자리에 가게 될 때 예전의 가죽 제품을 들어보면 천근만근 무거운 느낌이었다. 점차 에코백으로 손이 자주 가고 사용 빈도가 늘어나게 되었다.

     

    나는 아직까지 2006년 식 자동차를 몰고 있다. 그 차를 구입할 당시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약간의 욕심을 내어 내가 느끼기에는 좋은 차라고 생각해서 구입을 했었다. 그동안 직장과 가까운 동네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주중에는 거의 출퇴근용으로 이용하고 주말에도 쇼핑센터나 만남의 장소로의 이동으로만 사용하니 자연히 연식 대비 주행 거리가 아주 적었다. 아직도 주행거리와 성능을 보면 꽤 괜찮은 상태이다. 자동차에 관한 관점도 점차 변해갔다. 앞으로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하게 된다면 이것저것 고려를 하게 되는데 분명한 것은 친환경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차에 대한 나의 취향은 다소 중성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예전부터 차는 강하고 튼튼하고 에너지 효율이 좋은 것을 선호했었다. 나이 들수록 SUV 차량이 시야가 넓어서 안전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나 자신도 이제는 SUV를 선호하게 되었다. 아마도 이제는 흰색과 무채색 계열은 탈피해서 유색의 SUV 차량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차종을 고려할 것 같다.

     

    사람의 취향은 세월이 지나면서 바뀌고 사회의 시대상과 유행에 따라서도 물론 영향을 받는다. 나의 경우 또한 그러하다. 사물에 대한 것도 그렇지만 점차 사람 자체에 대한 생각도 많아진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누군가를 사귀는 것보다는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인연을 좀 더 귀중히 여기고 마지막까지 함께 잘 지내는 것에 주력할 것 같다. 어차피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지속적인 만남의 유지 가능성을 보면 관계 형성 중요성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 가족으로 엮어진 인연 외에 친한 친구, 지인들 모임이 어느 정도 걸러지는 것 같았다.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모임은 결국은 만나서 편하고 즐겁고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기쁘게 약속을 하고, 아직도 만날 날을 기다리게 되고 설렘을 갖고 만나 즐거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관계 그 자체가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안부가 궁금하고 걱정되고 만남을 통해 안심하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 기쁨인 것이다.

     

    이제는 누가 어떤 목표를 이루고 어느 지위에 오르고 어떤 직업을 가졌다는 것보다, 어떤 심성을 가졌고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고 어떤 노력을 하여 가족들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가에 더 관심이 간다. 누군가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직업을 위하여 노력하고 성과를 내고 목표를 위하여 열심히 사는 것도 당연히 대단한 일이지만 진정 무엇을 좋아하고 즐기고 그것을 위해 알뜰하게 시간을 할애하고 소중히 여기는 부분이 더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진짜 중요하고 소중히 여기는 부분을 알아가는 것이 더 흥미로운 것이다. 그래서 SNS를 통하여 누군가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하는 장면들보다는 실생활 속에서의 인물 자체에 더 관심이 간다. 진정 소중하고 진짜 부러워해야 하는 것에 대한 관점과 관심의 대상이 변해가는 것이다.

     

    SNS 탄생의 정확한 이유와 목적을 내가 아마도 충분히 느끼고 즐기기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편리한 세상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나는 아직까지는 의사소통의 기본적인 단계로만 SNS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작은 모바일폰을 계속 들여다보면서 타인의 삶을 관찰할 만큼의 열정이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SNS를 통하여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삶과 비교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는 것 같아서 문득 진짜 부러워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군가 반문했다. 작년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오징어 게임'에서 주인공의 마지막 표정이 행복해 보였냐고. 물질적인 것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는 것 그리고 행복은 물리적으로는 드러나기 힘들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았다. 그럼 과연 진짜 부러워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SNS로 보이는 시각적인 부분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 Note : 문득 코로나 팬데믹이 생기기 바로 이전 해의 대학교 동창회 모임이 기억났다. 보통 대학 전체 동창회에 가 본 적이 없었다. 처음이자 현재로서는 마지막으로 어떤 이유에 의하여 연말에 있었던 대학 총동창회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같은 테이블에 나와 친한 친구 한 명이 같이 있었고 그 외에는 연배가 높으신 선배님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모두 초면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소개를 하고 선배님들께 정중히 인사도 드렸다. 한 편에 아주 단아한 모습으로 인자한 미소를 띠는 선배님 한 분에게 유독 자꾸 눈길이 갔다. 꼭 필요한 부분에만 조용하지만 정확한 표현을 하셨다. 화려함이 아니라 수수하고도 우아한 모습에 매료되었다. 왠지 그간 잘 살아오셨고 곱게 나이 들어가시는 느낌이었다. 오래간만에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마음이 흐뭇해졌다. 부러움이란 그저 그렇게 저절로 생겨나고 배우고 본받고 싶은 감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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