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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On-boarding!삶의 소소한 멘토링 2022. 1. 15. 17:49
최근 신문 기사에 요즘 기업들이 중요시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로 신규 사원의 '온보딩(On-boarding)'이라는 용어가 실렸다. 영어로 '배에 탄다, 배에 오른다'는 뜻으로, 새로 들어온 직원들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업무의 정보와 기술을 교육받는 과정뿐만 아니라 그 기업의 조직 문화와 분위기에 제대로 적응하도록 지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25여 년 간 글로벌 기업(Global Company)에서 일했던 나에게도 익숙한 표현이었고, 그래서 그 기사를 더욱 주의 깊게 읽었다. 학교 졸업 후 사회생활에 처음으로 입문하는 신입 사원 또는 경력직으로 이직한 직원 모두 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신규 사원으로 기업에서 마련한 온보딩 프로세스(On-boarding Process)를 밟게 되어 있었다.
처음 며칠간은 회사의 전반적인 조직 체계와 규칙, 직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교육이 있었다. 회사의 일반적인 업무를 위한 기술과 기능도 배웠다. 그리고 세부적으로 자신이 속한 부서에서의 역할과 직무를 배우면서 업무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단기간 안에 흘러가는 전반적인 상황의 모든 것을 알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그래도 나의 경우는 어쩌다 보니, 대학 졸업 후에 한 회사에서 25년 간 직장 생활을 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 입사한 후 업무를 배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후로도 새로 맡게 되는 업무, 조직의 수많은 변화, 새로운 위치와 역할에서의 적응 또한 만만치 않았다. 시기별로 시대의 흐름을 타고 조직의 문화 또한 변하였지만 어쨌든 크게 보면 동일한 울타리 안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그동안 수많은 신규 사원들이 들어오고 또 나갔다. 그중에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직원들과 다른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후 이직으로 들어온 사람들도 있었다. 회사에서 시행하는 제도화된 온보딩 프로세스를 동일하게 받았으나 그 이후의 결과는 달라지는 것도 봐왔다.
다른 회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는 괜찮은 분위기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도 역시 애써 열심히 교육한 보람도 없이 얼마 후에 회사를 그만두는 직원들도 있었다. 회사로서는 허무하고 비생산적인 결과였다. 퇴사의 원인을 분석한 후, 보완책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중에는 또래 직원 간의 만남(Peer group meeting), 멘토를 소개하고 연결해주는 프로그램(Mentorship program)등을 활용하기도 했다. 그것은 당장 업무에 필요한 정보와 기능의 교육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비슷한 또래 직원이나 유사한 환경의 업무와 위치에 있는 직원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거나, 바로 위 직장 상사가 아닌 조금 더 자유로운 위치에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선배를 소개해 주는 것이었다. 결국 어떠한 기업에서 적응을 한다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조직 문화의 분위기에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실례로 내가 다녔던 글로벌 회사에서는 우리 회사와 업계에서 고유하게 사용되는 우리들만의 수많은 단어와 용어들이 있었다. 회사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용어들부터 시작하여 업계에서 요구하는 단어들까지 배우고 익히고 숙달되지 않으면 실제로 원활한 이해와 의사소통이 힘들었다. 그런데도 이미 그 환경에 익숙한 기존의 직원들은 신규 사원들에 대한 배려 없이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추가 설명 없이 지나가게 되었다. 정확히는 배려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입장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신규 사원들에게 있어서 기존 사원들의 대화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세상이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마치 ㄱ, ㄴ, ㄷ, ㄹ... ㅏ, ㅑ, ㅓ, ㅕ.. 기본 자음과 모음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바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회사에서 그런 부분을 제대로 파악하고 인지하고 개선하지 않는다면 신규사원 교육은 효율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신규 사원 개인이 처음 교육을 받는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을 바로 직접적으로 지적하기란 쉽지 않았다. 자신만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 하루하루를 넘기다 보면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몰려오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누군가에 쉽게 다가가 아주 간단해 보이는 것조차 질문하기 어렵고 주저하게 되었다. 어쩌면 너무 쉽고 간단해 보여서 더욱 질문하기 어려울 것이었다. 결국 아주 외향적이고 솔직한 성향이 아니라면, 혼자 주눅 들거나 소극적으로 고민하다가 적응이 늦어지게 되는 것이었다.
또 다른 경우도 체험했었다. 25여 년 간 다녔던 직장생활을 일단락 마감한 후, 다시 잠시 잠깐 다녔던 회사가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외적으로는 직원 개인 각자가 자신의 업무에 충실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대부분 영혼이 실종된 것 같았다. 물리적인 업무가 쌓여있고 각자 그것을 해내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각자의 역할 자체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았다. 시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결정적인 부분에서 그 시간을 맞추는 것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과 함께 그렇지 못할 경우 생기는 모든 파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주 난감하고 당황했다. 처음부터 온보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아니 온보딩 프로세스 자체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현실 그대로를 파악하는 것이 기업도 직원도 중요하다.
가까이서 살피고 챙겨주고 답답한 부분을 해결해 주어야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고 교육도 생산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조금만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조그마한 관심과 노력이 큰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취업 자체가 어렵다는 사회적 현상과 환경을 걱정한다. 하지만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적합한 인재와 인력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있다. 그만큼 유사, 동종 업계에서 기업들의 경쟁력 또한 중요하고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도 중요한 시대이다. 온보딩 프로세스에 관심을 갖고 그 실효성을 중요시하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필요한 인재, 신규 사원을 채용한 후 기업은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인 것이다. 직원들이 제대로 온보딩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찰하고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원해주는 것, 그것이 가장 민감하면서도 아주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들여서 채용하고 업무 교육을 한 것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잘 적응하고 본래의 역량과 실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책임지고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체계적인 온보딩 프로세스가 만들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 Note : 내가 25여 년 간 몸 담아 일해왔던 글로벌 기업(Global Company)에는 수많은 프로그램(Program)과 프로세스(Process)가 있었다. 정작 그 당시에는 너무 많은 회사 내의 프로그램이 존재한다고 여겨졌고, 그에 따른 체계화가 다소 정형화되고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그곳을 나와 보니 그 모든 것들의 존재의 이유와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떠난 후, 새삼 회사에 대한 고마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건강한 조직 문화의 한 부분이었다는 자부심도 생겨났다.
이제는 그 어느 사회 조직에서도 필요한 기본 요소들은 존재한다고 믿는다. 기본 골격과 뼈대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유이다. 자유도 좋고 자율적인 것도 좋다. 단지 체계적인 틀은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야 건강하고 튼튼한 뼈대를 바탕으로 점차 토실하게 살을 찌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하나하나가 모여 여럿이 되는 순간부터 기본적이고 체계적인 것들이 필요한 것이다. 온보딩(On-boarding)이라는 의미, 정상적인 출항과 안전한 항해를 위하여 필수적인 요소 중에 하나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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